[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보험업계와 첫 간담회를 갖고 보험산업 발전방향 등 '보험산업 2030'의 밑그림을 그렸다.
보험업계에선 고 위원장이 시장친화적인 규제 완화 정책을 다수 풀어낸 것 같다며 첫 간담회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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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3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보험회사 CEO, 유관기관 등 보험업계와 취임 후 첫 간담회를 가지고 보험업의 사적안전망 역할 및 소비자보호 강화와 경쟁력 제고방안에 대해 논의했다./사진=금융위원회 제공 |
고 위원장은 3일 롯데호텔에서 열린 보험업계와 첫 간담회에서 보험업 경쟁력 제고방안과 소비자보호 강화에 관해 논의했다.
고 위원장은 공개된 모두 발언에서 보험사가 다양한 사업·조직모델을 구축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1사 1라이선스(하나의 회사에 하나의 보험업 면허만 부여하는 제도) 허가정책 유연화를 구체적 기준을 만들어 실행하겠다"며, 업계 의견을 수렴해 인가기준을 마련하겠다고 예고했다.
또한 "플랫폼 기반의 '토털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에 필요한 선불전자지급업무 등 보험사의 신사업과 관련한 겸영·부수 업무도 '폭넓게' 인정하겠다"며 "자회사 설립 허용 기준을 확대하고 헬스케어 스타트업 투자 길도 넓히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인공지능·빅데이터를 활용한 건강상태 분석과 질병 위험도 예측 서비스와 보험업계의 요양서비스 제공을 위해 보건당국과 협의하겠다는 방침이다.
업계에선 고 위원장이 첫 간담회 자리에서 상당히 긍정적인 전망을 제시했다는 평이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앞선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가 '규제'에 무게가 실렸다면 이번엔 보다 시장 친화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었다"며 "이날 발표된 발전 방향의 대다수는 보험 시장이 전체적으로 활성화 될 수 있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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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생・손보 전체 실손의료보험(표준화 실손) 보험금 지급현황(2018년 기준)/그래프=금융위원회 |
다만 이번 간담회에서 구체적으로 언급되지 못한 실손보험청구간소화 법안 통과와 만년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실손·자동차보험 해결점 모색, 예보료 인하 이슈 등은 향후 풀어야할 과제로 꼽힌다.
우선 의료계의 반대에 부딪혀 12년째 제자리 걸음을 걷고 있는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 법안은 보험사들의 오랜 숙원사업이다.
반면 의료계는 개인정보 유출 등을 우려하며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에 반대하고 있다. 또한 실손보험이 민간 간의 계약임에도 불구하고 의료기관에서 실손보험 청구를 대행하게 하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업계에선 금융당국이 의료계와 소통해 시급히 가입자들의 금전적·시간적 어려움을 해결해야한다는 입장이다.
적자의 늪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는 실손·자동차보험도 업계의 큰 골칫덩이다.
실제 지난해 실손보험 적자는 손해보험에서만 2조4000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는 3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자동차보험도 연도별로 2018년 7237억원, 2019년 1조6445억원, 2020년 3799억원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업계에선 보험료율 조정을 벗어나 금융당국의 근본적인 해결책 제시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행 예보료 역시 보험사들 사이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저금리로 업황이 악화된 상황에 예보료가 부담스럽다는 입장이다. 이에 업계에선 예보료 산출 기준을 책임준비금이 아닌 수입보험료 기준으로 바꾸자는 주장이 이어져 오고 있다.
한 보험업계 관계자는 "IFRS17 도입을 앞두고 보험사 자본확충이 커져야 하는 시기 예보료 부담까지 가중되고 있다"며 "대다수 보험사가 높은 수준의 RBC비율을 유지하는 등 보험사 건전성 역시 우수해 조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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