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가계부채에 미치는 효과 미미해"
"정부-금융당국 소통 통한 금리 인상 필요"
[미디어펜=김하늘 기자] 각 분야의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유례가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는 1800조원 규모의 가계부채에 대해 우려하며, 정책 당국이 관치 금융을 벗어나 민간과의 소통을 통한 금리 인상을 검토해야한다고 촉구했다. 

미디어펜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의원회의실에서 '가계부채 1800조 시대-한국금융의 미래'라는 주제로 열린 '미디어펜 2021 금융포럼'에서 경제 전문가들은 한국 금융이 가계부채를 줄이고 현 상황을 타개할 극복방안에 대해 토론했다. 

   
▲ 사진=미디어펜


이날 진행된 포럼에서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를 사회로 허준영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신용상 금융연구원 센터장, 이효섭 자본시장연구권 선임연구위원이 토론을 진행했다.

우선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리 상승이 가계 부채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하다고 강조했다.

허 교수는 "2000년대에는 긴축적 통화정책이 가계부채를 유의하게 줄이는데 효과가 있었다"며 "다만 2010년대엔 긴축적 통화정책에도 불구하고 가계부채는 단기적으로 상승하며 효과가 미미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거시경제적 상황은 30대 이하 대출이 크게 늘어나고 있고, 신용대출이 늘어나는 등 대출의 질이 좋지 않은 상황"이라며 "향후 금리 상승시 2010년대 흐름과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향후 업계 전망과 같이 금리 정상화가 일어난다면 현 대출자들의 대출 상환 등에 대한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어 관련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대출 자체에 대한 총량 규제 강력하게 시행하고 있는데 실수요자에 대한 보호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권 선임연구위원은 현 한국 금융의 가장 큰 위기는 관치금융과 인구문제라고 주장했다.

이 연구위원은 "가계부채의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민간 회사 중심의 경영 혁신이 필요하다"며 "민간 기업의 디지털 기반으로 플랫폼을 세워야하고, 규제 샌드박스 역시 전면 활성화 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의 인구 급감 문제 역시 금융 본연의 역할인 효율적으로 위험관리 기능을 배분하는 역할을 위협할 수 있다"며 "미래금융 모색을 위해 디지털 금융시대를 향한 민간 중심의 비전을 잘 세워야한다"고 강조했다.

신용상 금융연구원 센터장은 차주 특성별 부채관리가 중요하다고 밝혔다.

신 센터장은 "청년층에서 과잉대출이 일어나는 건 분명한 사실이나 몰라서 막지 못하는 것이 아닌 정치적 캠페인과 연계돼 힘싸움에서 밀리는 것 같다"며 "청년 대출은 비대면 쪽이 강조되면서 대출성격이 불법적이고 사기적인 요소도 함께 불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청년층은 청년이라는 이유로 과잉 대출되는 측면도 있다"며 "각 차주의 상환능력을 고려한 대출이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좌장을 맡은 양준모 연세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향후 물가가 올라갈 것이란 기대심리가 시장에 존재해 최적의 통화정책은 금리인상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총량규제 등 충격적 요법이 상당한 경기침체를 경험했고, 점진적인 물가상승을 통해 가계와 기업이 사전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이같은 정책의 기반이 되는 것은 커뮤니케이션"이라며 "정부와 금융당국의 분명한 소통과 신뢰를 바탕으로 금리 인상에 대한 충분한 토론이 이뤄져야 한다"고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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