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청년의꿈 개설해 2030세대와 소통...윤석열에는 묵직한 견제구
이준석 "너무 길어지지 않았으면" 공개 경고...일정 역할에 대한 기대도
[미디어펜=조성완 기자]국민의힘 경선에서 탈락한 홍준표 의원이 ‘마이 웨이’를 선언하며 독자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2030세대와 소통에 공을 기울이면서 동시에 윤석열 대선후보에 대한 견제구도 날리면서 존재감을 끌어올리는 중이다.

지난 5일 경선 탈락 직후 ‘청년의꿈’ 플랫폼을 개설하겠다고 공언한 홍 의원은 14일 청년 인터넷 커뮤니티인 '#청년의꿈'을 개설했다.

해당 커뮤니티의 주축은 이용자의 질문에 홍 의원이 직접 답하는 ‘청문홍답’ 게시판이다. 이곳에는 19일 오후 6시 기준으로 5310개의 질문글이 올라왔으며, 홍 의원은 이 중 454개의 글에 직접 답글을 달았다.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지난 11월1일 대구 서문시장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홍준표 의원 측 선거캠프 제공

청년과의 소통에는 힘을 쏟으면서 정작 선거대책위원회 참여에는 한결같이 선을 긋고 있다.

홍 의원은 18일 경선에 참여했던 인사 7명이 윤 후보를 지지하는 선언에도 불참했다. 그는 지난 17일 페이스북을 통해 "모두 힘 합쳐서 정권교체를 해야 한다는데는 동의하지만, 저는 지난 경선흥행으로 이미 제 역할은 다했다고 거듭 말씀드렸다"면서 "평당원으로 백의종군하기로 했으니 더이상 논쟁은 없었으면 한다. 청년의꿈에 매진 하겠다"고 선대위 참여를 일축했다.

그는 윤 후보가 여러 차례 연락을 취했음에도 받지 않았을 뿐 아니라 되레 자신이 만든 ‘청년의꿈’에 윤 후보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윤석열 후보가 대통령이 될 경우를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대한민국만 불행해진다"고 답한 게 대표적이다. 

홍 의원의 행보를 두고 당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된다. 경선에 탈락한 예비후보들이 본선 진출 후보를 적극적으로 돕지는 않더라도, 비판을 삼가고 한동안 침묵을 유지하는 것이 정치권의 보편적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당내 한 관계자는 “경선 승복 당시 ‘백의종군’을 선언했는데, 이후 윤 후보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는 것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재명 후보와의 본선이 진행 중인데 홍 의원은 아직도 당내 경선에 갇혀 있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이 2일 부산을 찾아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사진=홍준표 의원 측 선거캠프 제공

이준석 대표도 최근 기자들과 만나 "최근 홍 의원을 직접 찾아뵙고 인사를 드렸다. 홍 의원의 의중이 전혀 정권교체에 대해 다른 의견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확인했다"면서도 "홍 의원의 발언이란 것이 일정 기간 정도는 당원들의 양해를 받을 수 있지만 너무 길어지지 않았으면 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당에 오랫동안 머물며 주요 역할을 해온 홍 의원이 막판에는 선거 승리를 위해 일정한 역할을 맡을 것이라는 기대도 엿보인다.

윤 후보 선대위에서 중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권영세 의원 역시 지난 17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홍 의원도 당을 계속해서 지켜오고 당에 대한 애정을 드러내는 정치인이고 또 당에 대한 애정은 바로 정권교체에 대한 애정으로 필요성으로 연결이 될 수 있다"면서 "좀 감정에 솔직한 분이셔서 당장은 불편한 언사도 하겠지만 결국에는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내 압박이 이어지자 홍 의원도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제가 선대위 참여를 안 하고 백의종군하는 것을 비난해서도 안 되고 참여를 강요하는 것 자체도 부당한 횡포"라는 주장이다.

홍 의원은 "2007년 7월 이명박, 박근혜 대선 경선 때 치열하게 경쟁해 이명박 후보가 승리하자 박근혜 후보는 경선장에서 깨끗하게 승복하고 그 후 그 대선판에 나타난 일이 없었다"면서 "박근혜 후보 입장에서는 MB는 대통령을 해선 안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기에 그를 대통령으로 뽑아달라고 말할 명분이 없었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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