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북에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감추려는 의도 없다"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점 대해 죄송" 재차 사과
[미디어펜=박규빈 기자]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과거 살인·살인미수 혐의를 받은 조카를 변호했던 점에 대해 거듭 사과했다. 이 후보는 "변호사라서 변호했다"면서도 "안타까운 일”이라는 입장을 내놨다.

이 후보는 지난 26일 전남 신안군 서제 응급 의료 전용 헬기 계류장에서 개최된 ‘섬마을 구호천사 닥터 헬기와 함께하는 국민 반상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이 후보는 '사과받은 적 없다'고 말한 해당 사건 피해자의 언론 인터뷰에 대해 "모든 범죄의 피해자들은 억울하고, 그 점에 대해 제가 멀다고 할 수 없는 친척의 일을 처리했는데 아쉬움·억울함에 대해 말씀드린 것”이라고 발언했다. 이어 "가슴 아픈 일이고, 재차 한 번 사과드린다"며 "마음 아픈 일"이라고 덧붙였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11월 22일 국회 당대표회의실에서 열린 '전국민선대위 청년과 함께 만드는 대한민국 대전환'에 참석했다./사진=더불어민주당 제공
과거 변호했던 조카의 '강동구 모녀 살인 사건'을 '데이트 폭력'이라고 표현한 것과 관련, 이 후보는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데이트 폭력이라는 말로 사건을 감추려는 의도는 조금도 없다"고 했다. 이어 "미숙한 표현으로 상처받은 점에 대해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한다”며 사과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후보는 "피해자 가족들의 인터뷰 기사를 이제서야 봤다"며 "어떤 말로도 피해자 가족들의 상처를 형용할 수 없어 정말 가슴이 아프다"며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전했다.

이 후보의 조카 김모 씨는 2006년 '모녀 살인 사건'을 저지른 바 있다. 이 사건 피해자 A 씨는 이날 문화일보 인터뷰에서 "갑자기 TV에서 사과 비슷하게 하는 모습을 보니, 그저 채널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고 분노했다. 이 후보가 ‘제 일가 중 1인이 과거 데이트 폭력을 행사했고, 일가 중 유일한 변호사인 제가 변론을 맡을 수밖에 없었다'며 당시 조카 변론을 맡을 수 밖에 없었다는 취지로 해명한 것에 분통을 터트린 것이다.

   
▲ 지난 26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강동구 모녀 살인 사건'과 관련, 사과문을 올렸다./사진=이재명 페이스북 캡처
이 후보 조카 김 씨는 지난 2006년 5월 서울 강동구 암사동에서 모녀에 대한 살인 행각을 벌였다. 당시 김 씨는 이별한 전 여자친구 B 씨가 살던 암사동 집에 찾아가 사전에 챙겨온 흉기로 B 씨와 그의 어머니를 각각 19회, 18회씩 찔러 살해했다. B 씨 부친 A 씨는 사건 당시 5층에서 뛰어내려 중상을 입었다. 이 후보는 당시 이 사건의 1·2심 변호를 맡았다. 당시 이 후보는 '충동 조절 능력 저하로 심신미약 상태에 있었다'는 이유를 들며 감형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진다. 결국 김 씨는 2007년 2월 무기징역이 확정됐다.

지난 24일 이 후보는 페이스북에 해당 사건을 언급했다. 그는 "어젯밤 경기도 양주에서 최근 생겨난 데이트 폭력 피해자 유가족과 간담회를 가졌는데, 창졸간에 가버린 외동딸을 가슴에 묻은 두 분 부모님의 고통을 헤아릴 길이 없었다"며 "데이트 폭력은 모두를 망가뜨리는 중대 범죄로, 피해 예방·피해자 보호·가중 처벌 등 여성 안전을 위한 특별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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