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절벽, 수요는 꾸준…작년 대비 10~20% 실구매 가격↑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 '반도체 품귀' 이어질 듯
수입차 업계 '대당 마진' 올려…수입차 가격 고공행진 예상
[미디어펜=김상준 기자]글로벌 반도체 품귀로 자동차 생산에도 차질이 빚어지며, 수입차 실구매 가격이 폭등하고 있다. 현재 차량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지만, 구매를 원하는 수요는 꾸준해 향후 수입차 실구매 가격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수입차 가격에 약 10~20% 할인 판매하던 관행이 사라졌다. 

수입차 업계는 매년 연말 재고 소진을 위해 파격 할인을 진행해왔으나, 올해는 사전 계획한 도입 물량도 채우지 못한 채 현재 ‘수입차 품귀현상’을 겪고 있다. 

   
▲ 벤츠 S클래스/사진=벤츠코리아 제공

업체별로 상황은 다르지만, 제조사 대부분은 연초 계획의 70~75% 안팎으로 차량을 수입하는 데 그쳤다. 

도입 물량이 현격히 줄자, 만성적으로 이어지던 수입차 할인 판매는 자취를 감췄다. 할인 없이도 대기 수요가 넘치기 때문에 ‘제값’을 받고 차량을 판매하기 시작한 것이다.

수입차 업계는 ‘대당 마진’을 올려 판매함으로써, 물량 부족으로 인한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로 인해 소비자들은 지난해 대비 약 10~20% 높아진 가격에 차량을 구매하고 있다.

   
▲ BMW 5시리즈/사진=BMW코리아 제공

문제는 마진을 올린 제조사와 실구매 가격이 오른 소비자가 모두 피해를 본다는 점이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마진을 올리더라도 계획했던 물량을 판매하지 못했기 때문에, 올해 예상 매출에서 20%가 줄어든 상황”이라며 “공급량이 턱없이 부족해 내년 상반기까지 순익이 급감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올해 2분기까지는 ‘수입차 연간 첫 30만대 누적 판매’가 낙관적으로 전망됐다. 전반기에만 14만7757대의 수입차가 팔리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2% 판매가 늘어났다.

3분기로 접어들며, 델타 변이 등 코로나19 여파로 글로벌 반도체 공급에 적신호가 켜졌고, 물량 도입에도 큰 차질이 빚어지기 시작했다. 

   
▲ 벤츠 E클래스/사진=벤츠코리아 제공

현재 국내에서 인기리에 판매 중인 수입차를 예로 들면 벤츠 E클래스는 계약 후 8개월을 대기해야 차량을 받을 수 있으며, 공식적인 할인은 없다. 또 다른 인기 차종 BMW X3도 약 7개월의 대기 기간과 추가 할인은 없는 상태다.

두 차종 외에도 아우디, 지프 등 국내 인기 수입차 브랜드는 공통적으로 6개월 이상의 대기 기간과 지난해 대비 대폭 축소된 할인율 또는 할인이 전혀 없는 상태로 차량이 판매 중이다.

   
▲ BMW X3/사진=BMW코리아 제공

자동차 업계의 반도체 품귀현상은 최소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으로 보여, 수입차 가격 고공행진도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께 죄송한 일이지만, 현재 지난해 수준으로 차량을 할인 판매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도체 수급이 낙관적이지 않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내 후년까지도 지금의 상황이 유지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아울러 반도체 수급이 안정을 찾더라도 예전처럼 차량을 할인 판매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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