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부품 배터리 스펙에 따른 성능 변화가능
프로그램 버전 업그레이드 통해 기능변화도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전기차 시대로 접어들면서 자동차의 개발과 생산, 부분변경의 패러다임이 변화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은 1가지 모델의 길이와 폭 등 스펙을 변경하기위해 수 천억원 단위의 연구개발비용이 필요했으나 전기차는 10분의 1 수준으로 전해진다. 

   
▲ 현대 아이오닉5/사진=미디어펜


9일 현대차 북미법인에 따르면 올 연말 북미 판매를 시작하는 아이오닉 5가 미국 환경보호청(EPA)으로부터 1회 충전 주행가능 거리 303마일(약 490㎞)을 공식 인증받았다.

EPA 발표에 따르면 아이오닉5 기본형(후륜구동)은 1회 충전으로 220마일(약 355㎞), 주행거리 연장형(후륜구동) 모델은 1회 충전으로 303마일, 약 490㎞를 달릴 수 있다. 이는 올해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 현지 경쟁모델을 크게 앞서는 기록이다.

앞서 독일 폭스바겐이 미국 시장에 내놓은 첫 전용 전기차 ID.4는 1회 충전으로 260마일(약 420㎞)을 인증받았다. 포드의 머스탱 마하E는 아이오닉5보다 소폭 앞선 305마일(약 492㎞)을 인증받았다.

인증 수치상으로 현대차 아이오닉 5는 폭스바겐 ID.4를 크게 앞섰다. 포드 머스탱 마하E와 비교해 불과 2마일 차이를 보이는 데 그쳤다.

앞서 미국 현지에서 비슷한 가격대를 형성하며 경쟁 구도가 잡힌, 한국과 독일·미국을 대표하는 3가지 모델의 1회 충전 주행거리는 이전부터 큰 관심을 끈 바 있다. 1회 충전 주행거리는 포드가 현대차를 소폭 앞섰지만, 배터리 효율성을 따져보면 현대차가 우세하다.

포드가 98.8kWh 배터리를 장착하고 305마일을 달렸지만, 현대차는 아이오닉5는 이보다 훨씬 적은 72.6kWh 배터리를 얹고도 사실상 같은 주행거리를 기록했다. 

측정방법이 다르긴 하지만 같은 차량의 국내인증거리는 미국보다 짧다. 국내에서 인증받은 아이오닉5의 주행거리는 기본형기준 336km로 미국판매모델보다 19km가 부족하다. 롱레인지 모델의 경우 69km가량이 부족한 것으로 보고됐다. 

이 같은 모델에서의 차이는 앞으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전기차의 경우 성능을 가늠하는 배터리 용량에 따라 많은 것이 나뉘기 때문이다. 같은 차량이라 해도 다른 배터리를 사용하게 되면 성능차이를 보이는 것이다. 

더불어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기능을 변경할 수 있는 전기차의 경우 소프트웨어의 버전업을 통해 새로운 차량으로 바꿀수도 있다. 현재는 전기차의 선구자격인 테슬라에서 이같은 기능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프로그램 변경으로 새로운 자동차를 만났다'라는 테슬라 오너들의 소감은 유명하다. 즉 전기차의 기반인 프로그램이 기능의 주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앞으로 등장하는 연식변경모델은 기존의 방식과 달라질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특히 앞으로 무선 업데이트(Over-The-Air, OTA)가 보편화되면 연식변경모델의 기준이 모호해 질 수도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기본틀은 같은 상태에서 소프트웨어의 변경으로 새로운 기능의 추가와 변경이 가능해 지면 새로운 모델의 변경이 의미없어진 다는 것이다. 

기존 연식변경은 디자인요소의 변경과 기능 추가가 주를 이뤘다. 이 모델의 가장 큰 변화는 프로그램의 안정화다. 처음 출시된 모델의 오류를 바로잡아 출시하며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다. 

하지만 전기차 시대에서는 이런 문제를 새로운 모델의 출시로 바꾸기 보다 소프트웨어의 버전 업으로 변경이 가능해진다. 제조사 입장에서 고객의 니즈에 적극적인 대응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또 소비자의 경우 연식변경모델의 등장에 따른 보유모델의 노후화 걱정도 덜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런 변화는 신구의 격차가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이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소비자의 니즈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적은 비용으로 개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전기차의 특징이다"며 "이런 장점을 극대화 하면 한번 구매후 5~10년을 사용하며 불편을 감수했던 소비자의 불만은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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