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JTBC 새 주말드라마 '설강화'의 방영 중지를 요청하는 국민청원이 하루도 채 안 돼 20만 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지난 19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게재된 '드라마 설강화 방영 중지 청원'이란 제목의 글은 하루 만에 정부 답변 기준인 서명자 수 20만 명을 돌파했다. 20일 오전에는 23만 명 이상이 서명에 참여한 상태다. 

이는 지난 3월 동북공정 등 역사왜곡 논란으로 방송 2회만에 폐지된 SBS 드라마 '조선구마사' 때보다 빠른 속도다. 당시 '조선구마사' 폐지 청원은 이틀 만에 20만 명의 동의를 얻었다. 

   
▲ 사진=JTBC '설강화' 제공


'설강화' 방영중지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는 방영 전 이미 시놉시스 공개로 한 차례 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내용으로 큰 논란이 된 바 있다"며 "(당시) 20만 명 이상 국민들이 해당 드라마의 방영 중지 청원에 동의했고 제작진은 '전혀 그럴 의도가 없으며 남녀 주인공이 민주화 운동에 참여하거나 이끄는 설정은 대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방영된 1회에서 여주인공은 간첩인 남주인공을 운동권으로 오인해 구해줬다"고 밝혔다.

이어 "민주화 운동 당시 근거 없이 간첩으로 몰려 고문을 당하고 사망한 운동권 피해자들이 분명히 존재한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저런 내용의 드라마를 만든 것은 분명히 민주화 운동의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극 중 간첩인 남주인공이 도망가고, 서브인 남주인공이 쫓아갈 때 등장한 배경음악 '솔아 푸르른 솔아'에 대해 언급하며 "이 곡은 민주화 운동 당시 학생운동 때 사용되던 노래다. 그런 노래를 1980년대 안기부를 연기한 사람과 간첩을 연기하는 사람의 배경 음악으로 사용한 것 자체가 용인될 수 없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청원인은 "해당 드라마는 OTT 서비스(디즈니 플러스)를 통해 세계 각국에서 시청할 수 있고, 다수 외국인에게 민주화 운동에 대한 잘못된 역사관을 심어줄 수 있기에 더욱 방영을 강행해선 안 된다"면서 "한국문화의 영향력이 점차 커지고 있는 현 시점에서 역사왜곡의 심각성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설강화'는 지난 3월 시놉시스 일부 공개 직후부터 역사왜곡 논란에 휩싸였다. 운동권인 척 하는 간첩, 정의롭고 대쪽 같은 안기부 팀장 등 인물 설정부터 실제 인물과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름과 인물 묘사 등이 문제로 꼽혔다. 

그러자 JTBC 측은 "'설강화'는 민주화 운동을 폄훼하고 안기부와 간첩을 미화하는 드라마가 결코 아니"라고 해명했다. 

또 최근 진행된 '설강화' 제작발표회에서 조현탁 감독은 "'설강화'는 1987년도를 배경으로 하지만 군부정권과 대선정국이란 상황 외에 모든 인물과 설정 기관은 가상의 창작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JTBC와 '설강화' 감독의 해명과 달리 작품 첫 회만에 역사왜곡 우려 지점이 곳곳에서 포착되면서 시청자들의 분노는 커지고 있다. 일부 시청자들은 드라마 제작 지원에 참여한 기업의 불매 운동에 나섰고, 일부 업체들은 지원·협찬을 취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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