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내년부터 대출 빗장 푼다
DSR규제, 대출 부담으로 작용할 듯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은행들이 내년 초부터 단단히 걸어뒀던 가계대출 빗장을 풀면서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다. 하지만 당장 내년 1월부터 차주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가 강화되고 당국의 가계부채관리 강화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어서 은행권 대출문턱 넘기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사진=연합뉴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해 가계대출 총량 한도가 재설정되면서 우대금리‧한도 축소 등으로 대출 문턱을 높여왔던 은행들이 최근 우대금리와 대출한도를 이전 수준으로 복원하는 등 내년부터 대출 재개에 나선다. 

우리은행은 내달 3일부터 신용대출 상품 10개에 대한 우대금리를 최대 0.6% 포인트 인상하고, 4개의 주택담보대출 상품 우대금리를 최대 0.5% 포인트 인상하기로 했다. 당국의 가계대출 총량 관리 지침에 따라 축소했던 우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결과적으로 대출금리는 낮아진다.

지난 8월 주택담보대출을 중단했던 농협은행은 내년 1월부터 신규 주담대 상품 판매를 전면 재개하고, 2000만원까지 낮췄던 신용대출 한도를 다시 1억원으로 복원했다. KB국민은행 모기지신용보험(보증) 대출 등 기존에 적용했던 일시적 대출 제한조치를 이달 초 모두 해제했다. 하나은행도 지난달 비대출 대출상품인 하나원큐 신용대출과 아파트론 판매를 재개했고, 신규 주담대 판매를 중단했던 SC제일은행도 이달 20일부터 신규 주담대(퍼스트홈론) 이용고객을 대상으로 사전 신규 신청을 받으면서 막혔던 대출에 물꼬를 트고 있다.

여기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세대출보증 가입 요건을 대폭 완화하면서 실수요자들의 자금마련에 창구를 넓혔다. HUG는 다음달 3일부터 전세금안심대출보증 가입 요건을 현재 수도권 기준 5억원 이하에서 7억원으로 확대하고, 그 외 지역은 4억원에서 5억원으로 상향한다.

꽁꽁 얼어붙었던 대출이 재개되면서 실수요자들의 숨통이 다소 트일 전망이지만, 은행권 대출 문턱 넘기가 수월해졌다고 보기는 힘들다. 당국은 내년에도 가계부채 증가율 목표를 4~5%대에서 억제하는 등 강도 높은 대출규제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전날 출입기자들과 송년인사를 갖은 자리에서 "과도한 부채가 금융안정을 해치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가계부채 관리의 필요성을 거듭 분명히 했다. 그는 한국의 외환위기, 신용카드 사태, 저축은행 사태 사례를 언급하며 "대부분의 (경제) 위기는 과도한 신용에 의해 촉발되는 경우가 많다"며 "과도한 신용에 의한 (자산) 버블은 경제와 금융 위기의 원인이 될 수 있어 금융당국이 사전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당장 내년부터 시행되는 DSR 규제도 대출에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내년 1월부터 총 대출액이 2억원이 넘는 모든 대출에 대해 연간 대출 원리금 상환액이 연소득의 40%를 넘을 수 없다. 7월부터는 총 대출액이 1억 원이 넘는 모든 대출에 DSR 규제가 적용되며, DSR 산정시 카드론도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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