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X·VEX·MEX 등 인간 한계 극복, 이동 경험을 향상 '착용 로봇'
고객 응대부터 전기차 충전까지, 소통 가능한 '서비스 로봇'
PnD·DnL 모듈 등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 이동범위 확장할 '로보틱 모빌리티'
[미국 라스베이거스=미디어펜 김태우 기자]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이끌어가벼 로보틱스 분야에 공을 들이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인류에게 한 차원 높은 경험과 기대 이상의 가치를 제공하기 위해 로보틱스 신사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기술 역량을 지속 강화하고 있다. 

   
▲ 현대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로보틱스 비전 발표를 위해 로봇개 스팟과 함께 무대위로 등장하고 있다. /사진=현대차 제공


4일(현지시간) 현대차가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개최된 '국제 전자제품 박람회 2022(CES 2022)'에서 '이동 경험의 영역을 확장하다'를 주제로 보도발표회를 열었다. 

로보틱스 분야를 적극활용해 새로운 이동경험이 가능토록 하기 위해 현대차는 '메타모빌리티'라는 새로운 플랫폼도 공개하고 앞으로 로보틱스 분야에서 자신들이 보여줄 미래상을 가감없이 소개했다. 

로보틱스 분야는 기계, 전자, 소재, ICT 등 각 분야의 첨단기술이 집약돼 있어 기술의 융합을 통해 신사업 영역을 광범위하게 창출할 미래 성장 동력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환경 인지(Perception)', '상황 판단(Cognition)', '매커니즘 제어(Manipulation)' 등의 로보틱스 기술은 자율주행차·도심항공 모빌리티(UAM)·스마트팩토리 등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 접목될 수 있는 핵심 기술이기 때문에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급성장하는 로봇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18년에 이미 로봇·인공지능(AI) 영역을 핵심 미래 성장 분야 중 하나로 선정하고 로봇 분야를 전담하는 로보틱스팀을 신설, 이후 실급 조직인 로보틱스랩으로 확대하며 연구개발에 더욱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했다.

로보틱스랩은 인간 중심의 로봇 제품 및 서비스를 확장해 인류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을 목표로 △착용 로봇으로 대표되는 '관절 로봇기술' △인간-로봇 상호작용(HRI, Human Robot Interaction)의 집합체인 '서비스 로봇기술' △인류의 이동성에 혁신을 가져올 '로보틱 모빌리티 플랫폼' 등 미래의 중심이 될 기술 내재화에 집중하고 있다.

◇CEX·VEX·MEX 등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이동 경험을 보다 향상시켜줄 '착용 로봇'
로봇 사업에 대한 현대차그룹의 연구개발과 투자는 로보틱스랩 조직 설립 전부터 꾸준히 이어져 왔다.

현대차그룹은 보행에 불편이 있는 이동 약자를 위해 지난 2014년 무릎형, 고관절형, 모듈결합형, 의료형 등 총 4종의 '보행보조 착용로봇'을 개발한 것을 시작으로 착용로봇을 지속 선보여왔다.

산업 현장에서 같은 동작을 반복 수행하는 작업자의 근골격계 질환 예방 및 효율성 향상을 위해 현대차그룹이 독자 개발한 '의자형 착용로봇(CEX, Chairless Exoskeleton)'과 '조끼형 착용로봇(VEX, Vest Exoskeleton)'은 현장 검증을 통해 양산화가 이루어져 2020년 10월 북미 자동차 생산라인에 투입됐다.

산업용 착용로봇의 적용 범위는 의료용으로 확장돼 하반신 마비 환자의 보행과 재활에도 활용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장애인 양궁 국가대표 박준범 선수가 의료용 착용로봇 'MEX(Medical Exoskeleton)'의 힘을 빌려 일어나는 브랜드 영상을 공개하고 현대차그룹이 지향하는 미래 기술의 진보가 고객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하고 있다는 '인간 중심(Human-Centered)'의 모빌리티 개발 철학을 전한 바 있다.

◇고객 응대부터 전기차 충전까지, 인공지능 기술 통해 사람과 소통 가능한 '서비스 로봇'
현대차그룹은 인공지능 기반의 서비스 로봇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로보틱스랩은 얼굴 인식, 자연어 대화, 자율이동 기술을 탑재해 고객과 교감할 수 있는 서비스 로봇 'DAL-e(달이)'를 지난해 1월 공개하고 현대차 송파대로지점에서 고객 응대 서비스에 투입했다.

DAL-e는 머리 부분에 장착된 2개의 카메라로 사람의 얼굴을 정확히 인식하고 고객의 행동에 반응할 뿐만 아니라, 2개의 라이다 센서로 장애물을 실시간 인지하고 360° 방향 전환이 가능한 4개의 바퀴로 전 방향 자유롭게 이동함으로써 한 차원 높은 비대면 로봇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외에도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충전구를 빠르게 인식한 후 충전 케이블을 삽입하고 탈거하기까지 모든 작업을 자동으로 수행하는 '전기차 자동 충전 로봇'을 개발 중이며, 충전 로봇을 통해 무거운 케이블로 인한 불편함과 고전류에 대한 불안감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로보틱스 기술로 모든 사물이 자유롭게 스스로 움직이는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 가상도. /사진=현대차 제공


◇PnD·DnL 모듈 등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고 이동의 범위를 확장할 '로보틱 모빌리티'
현대차그룹은 로봇 기술을 통해 이동성의 개념을 확장하며 미래 모빌리티의 새로운 가능성을 다각도로 모색하고 있다. 

CES 2019에서 현대차는 걸어다니는 자동차 '엘리베이트(Elevate)' 콘셉트를 공개하고 기존 이동수단으로는 접근이 힘든 지역에서 엘리베이트와 같은 신개념 모빌리티가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이번 CES 2022에서 현대차는 PnD 모듈(Plug and Drive Module)과 DnL 모듈(Drive and Lift Module)을 탑재한 어플리케이션 콘셉트 모델을 선보였다.

PnD 모듈은 어떤 사물에든 결합해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도록 설계된 로봇으로, 현대차는 PnD 모듈을 적용한 △퍼스널 모빌리티 △서비스 모빌리티 △로지스틱스 모빌리티 △L7 등의 전시물을 공개하며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모든 사물이 이동의 자율성을 갖는 MoT(Mobility of Things) 시대를 열 것이라는 모빌리티 청사진을 밝혔다.

또한 DnL 모듈이 적용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 Mobile Eccentric Droid)'의 실물도 함께 전시했는데, DnL 모듈은 'Drive and Lift'라는 이름과 같이 각 바퀴마다 탑재된 세 개의 모터가 개별 바퀴의 동력과 조향, 바디의 자세 제어 기능을 수행해 차체를 원하는 기울기로 조절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모베드는 DnL 모듈의 첨단 기술을 통해 기울어진 도로나 요철에서도 수평을 유지하고 환경에 따라 휠베이스와 조향각을 조절할 수 있어 실내에서만 이용됐던 기존 로봇들의 한계를 극복하고 복잡한 도심에서도 다양하게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람 중심의 모빌리티 혁신 위한 협력 및 투자 확대, 로보틱스 신사업과 시너지 기대
현대차그룹은 2020년 싱가포르 서부 주롱 산업단지에 '현대 모빌리티 글로벌 혁신 센터(HMGICS)'를 건립하고 고도로 자동화된 물류와 조립 시스템을 통한 혁신 제조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HMGICS 내 로보틱스, 인공지능, 사물인터넷(IoT), 디지털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다차종 소규모 생산 시스템을 도입함으로써 고객 니즈에 최적화된 맞춤형 제품과 다양한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근로자는 시스템 통제를 담당하고 로봇은 어렵고 위험한 작업을 수행해 작업장 안전 및 효율성도 한층 향상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에는 미국 로봇 전문 업체 '보스턴 다이내믹스(Boston Dynamics)'를 인수 완료하며 로보틱스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3대 로봇 클러스터 중 하나인 보스턴에 거점을 두고 있는 보스턴 다이내믹스는 4족 보행 로봇 '스팟(Spot)', 2족 직립 보행이 가능한 로봇 '아틀라스(Atlas)' 등 다양하고 혁신적인 로봇 개발로 세간의 주목을 받으며 로보틱스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연구개발 역량과 글로벌 사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로봇 부품 제조부터 스마트 물류 솔루션 구축까지 로봇공학을 활용한 그룹 차원의 새로운 가치사슬을 창출하고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제공업체로의 전략적 전환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최근에는 로보틱스랩의 인공지능 기반 소프트웨어가 탑재된 'AI 프로세싱 서비스 유닛(AI Processing Service Unit)'을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 보행 로봇 스팟에 접목시킨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을 개발하고 기아 오토랜드 광명에서 시범적으로 운영한 바 있다. 공장 안전 서비스 로봇은 3D 라이더, 열화상 카메라, 전면 카메라 등 다양한 센서와 딥러닝 기반 실시간 데이터 처리를 통해 문개폐여부, 고온 위험 및 외부인 침입 감지 등의 산업 현장 모니터링이 가능하다.

보스턴 다이내믹스 외에도 현대차그룹은 로봇의 인지·판단·제어 등 전 영역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인공지능 분야와 관련해 △퍼셉티브 오토마타(미국) △알레그로.ai(이스라엘) △딥클린트(중국) △엔비디아(미국) 등 글로벌 유수의 기업들과 전략적 제휴를 통한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포티투닷(42dot) 등과 함께 인공지능 분야 개발 협력을 진행 중이다.

향후에도 현대차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로보틱스 기술을 지속 개발하면서 로봇 제품 및 서비스를 확장하고 궁극적으로 '안전하고 자유로운 이동과 평화로운 삶'이라는 인류의 꿈을 함께 실현해 나가는 데 기여할 계획이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