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령 직원 검거…오스템 관련 펀드 106개 달해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1880억원 규모 횡령 사건으로 국내 증시에 충격을 안긴 오스템임플란트 사건의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들이 편입 펀드 판매 중단에 나선 것은 물론, 코스닥150 등 한국거래소 지수에서도 오스템임플란트가 퇴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 서울 강서구 오스템임플란트 본사 /사진=연합뉴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국내 증시에 충격을 남긴 오스템임플란트 사건의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우선 경찰은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자금담당 직원 이 모씨(45)에게 지난 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업무상 횡령)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지난 5일 검거된 이씨는 시가로 수백억 원에 달하는 금괴와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다. 문제는 당초 매입했던 금괴 가운데 절반만 현장에서 확보됐고, 나머지 금괴는 행방이 묘연하다는 점이다. 금괴의 경우 계좌 추적을 할 수 있는 부동산‧주식과 달리 추적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작년 3월부터 총 8차례에 걸쳐 오스템임플란트 회삿돈 1880억원을 횡령했다. 이 거액은 부동산 부채 상환과 주식, 금괴 등을 사들이는 데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씨는 부인과 처제 명의로 약 75억원 상당의 부동산과 고급 리조트 회원권을 매입하기도 했다.

한편 사건의 용의자는 검거됐지만, 주식시장에서는 파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문제가 된 오스템임플란드 주식은 지난 3일부터 거래정지 상태지만, 작년 9월 기준 오스템임플란트를 담고 있는 국내 펀드는 106개에 달한다. 오스템임플란트에 투자된 금액 또한 총 524억원으로 추산된다.

향후 오스템임플란트의 횡령 손실이 확정되고 주식 거래가 재개되면, 관련된 펀드 수익률 측면에서 손실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펀드 가입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가입자 중에서는 펀드 환매를 고려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미 미래에셋·한국투자·대신‧메리츠증권 등 증권사들과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은행들은 투자자 보호를 위해, 오스템임플란트를 투자 목록에 포함한 펀드들의 신규 판매를 중단하거나 제한한 상태다.

개인 투자자로서는 이와 같은 상황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오스템임플란트의 거래정지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대상 여부가 결정되는 오는 24일까지 이어지는데, 만일 실질심사 결정이 내려지고, 상장폐지 심사에 들어가면 주식 거래 정지는 더 길어질 수도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오스템임플란트 소액주주는 약 2만명으로 추산되며, 일부는 소송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펀드들의 경우 오스템임플란트의 편입 비율은 최대 7% 수준이기 때문에, 환매 여부는 향후 진행되는 상황을 보면서 판단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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