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비중 90% 초과…SC제일 등 일부 시중은행 실적 전무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대기업이 예치한 자금으로 협력사에게 저리대출을 제공하는 '동반성장대출'의 취급실적이 은행 간 큰 괴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책은행들의 취급실적이 90%를 초과한 것과 달리 일부 시중은행은 아예 대출을 제공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은행들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ESG경영에 힘쓰고 있지만, 정작 중소기업을 위한 금융지원을 외면해 모순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된다.

   
▲ 대‧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대기업이 예치한 자금으로 협력사에게 저리대출을 제공하는 '동반성장대출'의 취급실적이 은행 간 큰 괴리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1일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실(경남 진주시을)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확보한 '동반성장대출상품 취급 및 판매 실적'에 따르면, 해당 상품이 판매된 최초 연도부터 지난해까지 실행된 대출 건수는 총 4만 3842건이다. 대출금액은 27조 5118억원에 달하며, 협약체결 기업 수는 누적 516개다. 올해 1월 현재 상품 취급은행은 12곳, 협약체결 기업은 397곳, 재원은 14조 5962억원이다. 

지난 5년 간 대출실적을 살펴 보면, 2017년 3811건(2조 2314억원)을 시작으로, 2018년 4747건(2조 9132억원), 2019년 4147건(2조 7549억원), 2020년 7204건(3조 9208억원), 2021년 7315건(3조 3853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19가 본격화된 2020년부터 대출 집행 건수가 급증한 셈이다. 

문제는 은행들의 상품 판매가 국책은행에 쏠린 점이다. 지난해 연말까지 국내 은행 중 가장 많이 이 상품을 취급한 은행은 IBK기업은행으로 총 3만 700건(18조 3393억원)의 대출을 실행했다. 뒤이어 우리은행 6173건(2조 4751억원), 산업은행 2836건(4조 9435억원), 신한은행 1009건(4989억원), NH농협은행 616건(1898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점유율로 따지면, 기은이 전체 실행건수의 70.0%, 우리은행이 14.1%(민영화 이전), 산은이 6.5%, 농협은행이 1.4% 등 국책은행이 전체의 92.0%를 차지한 셈이다. 수출입은행은 국책은행 중 유일하게 상품을 취급하지 않았다. 

반면 상품을 취급한 민간 시중은행들의 실적은 극히 저조하거나 아예 취급하지 않은 곳도 감지됐다. 신한은행이 2.3%로 시중은행 중 가장 자금을 많이 지원했고, 뒤이어 하나은행 1.3%(580건, 3001억원), KB국민은행 0.8%(357건, 3313억원)를 기록했다. 특히 SC제일은행, 한국씨티은행, JB전북은행, 제주은행은 현재까지 단 한번도 상품을 취급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강 의원은 "국내 은행들이 앞다퉈 ESG 경영을 내세우고 있으나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유도하기 위한 동반성장대출상품 취급 및 실행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는 것은 모순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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