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GMP 통해 완성된 전기차 유럽서 수상 릴레이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협업 통해 보여준 정의선의 전략
[미디어펜=김태우 기자]완성차 업계의 후발주자로 고군분투했던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시장에서 강력한 경쟁력을 과시하고 있다.

한때,  현대차는 디젤과 하이브리드 사이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과감한 투자와 협업을 통해 자체 전기차 플랫폼을 개발하며 상황이 급변했다. 최근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행보는 정의선 회장의 발빠른 결단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울리히 오만 마이크로소프트 클라우드 &AI 부문 부사장(왼쪽부터), 송창현 현대자동차 TaaS본부 사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마크 레이버트 보스턴다이내믹스 회장, 현동진 현대자동차 로보틱스랩 상무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8일(현지시간) 아이오닉5가 세계 유수의 자동차를 제치고 '2022 영국 올해의 차'로 최종 선정됐다. '영국 올해의 차'는 탑기어 등 영국에서 활동하는 자동차 전문 기자 29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심사와 투표를 통해 선정된다.

각 부문별 최고의 자동차에 뽑힌 10개 차종을 대상으로 선발되며, 이 가운데 아이오닉5가 최종 선정됐다.

앞서 지난 3일에는 독일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지 '아우토빌트' 제9호에 실린 전기차 비교평가에서 독일의 자존심이라 할 수 있는 벤츠의 전용 전기차 EQB보다 현대차 아이오닉5가 높은 평가를 받았다.

아우토빌트 2개 차종 비교평가는 △바디 △컴포트 △파워트레인 △주행 다이내믹 △커넥티드카 △환경 △비용 등 총 7개 부문, 53개 세부 항목에 대해 진행됐다. 각 평가 부문별 총점을 합산한 결과 800점 만점 중 아이오닉 5가 582점을 받아, 562점을 기록한 EQB보다 우수한 상품성을 인정받았다.

부문별 평가결과를 보면 컴포트와 커넥티드카 2개 부문을 제외한 5개 부문에서 우세 또는 대등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전체적인 경쟁력에서 아이오닉5의 우위를 확인했다.

이번 평가에서 아이오닉5가 기존 비유럽권 브랜드의 장점이라고 평가받는 경제성 측면을 제외하고, 순수 성능과 기술적인 평가 항목에서도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비교 평가에서 우위를 인정받았다는 점이 눈길을 끌었다.

특히 독일차의 상징과도 같은 파워트레인 기술과 주행성능 부문에서 아이오닉5가 EQB에 앞섰다. 파워트레인 기술 부문에서는 총 9개의 세부 평가가 진행됐는데, 4개 세부 항목에서는 우세를 기록했고 5개 항목에서는 동등한 수준을 기록했다.

또한 E-GMP 적용으로 220kW 초급속 충전이 가능한 아이오닉5는 △충전성능평가에서 9점을 받아 5점에 그친 EQB를 압도했고 △발진가속성능 △최고속도 △가속페달 응답성 등 파워트레인의 전반적인 성능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달에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2022 유럽 올해의 차' 온라인 시상식에서 기아 EV6가 최고의 영예인 유럽 올해의 차를 수상했다.

EV6는 최종 후보에 함께 오른 △현대차 아이오닉 5 △쿠프라 본 △포드 머스탱 마하-E △푸조 308 △르노 메간 E-테크 △스코다 엔야크 iV 등 6개 경쟁 차량을 제치고 유럽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

이 시상식은 유럽 23개국의 저명한 자동차 전문기자 61명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의 전문 심사와 투표를 거쳐 진행됐다.

이번 기아 EV6의 수상은 자동차 종주국인 유럽 전역을 대표하는 올해의 차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류의 문명이 변화했고 그런 자동차를 처음 만들고 문화를 형성한 유럽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술력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재 현대차그룹 산하에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로 제작된 전기차는 EV6,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60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은 완성차 업계 최초로 상용화를 통해 대중 앞에 공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정의선 회장의 주도하에 폭넓게 실행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몇 해 전 내연기관 중심으로 시장영향력이 결정됐을 당시에는 현대차에게 이 같은 수상과 평가는 찾아보기 힘든일 이었다.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차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디젤과 하이브리드 중간위치에서 움직이고 있던 게 현대차그룹이다. 

하지만 디젤 게이트 이후 하이브리드에 만전을 함과 동시에 전기차에 대한 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과도기적인 모델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완전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이런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미국의 카누와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계약에 따라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플랫폼이 현대차그룹의 E-GMP다.

모듈화된 부품으로 용도와 길이에 맞게 늘리고 줄이는 것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이를 활용해 현재 내연기관 플랫폼에도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재 GV70와 G80에 적용해 완성도 높고 우수한 상품성을 지닌 모델로 완성시켜 시장에 등장했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 만의 새로운 전략도 보여주고 있어 전기차 시대를 맞이한 완성차 업계에서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기술만 놓고 봤을 경우 현대차그룹의  E-GMP에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의 기술력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전기차 모델과도 기술 원천은 같은 게 E-GMP다.

이런 전기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가로 오는 2030년까지 총 123조원(현대차·제네시스 95조, 기아 28조)을 투자하는 정의선 회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3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릴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의 전기차는 인상적인 주행 거리, 초고속 충전, 넓은 실내 공간 등을 갖춘 처음부터 완전히 획기적으로 개발된 전용 전기차"라며 "앞으로 현대차그룹에서 출시되는 전기차 라인업이 어떻게 진화할지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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