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이후 입안될 정책에 관심 '필수'
메타버스‧로봇 등에 덧붙여 원자력‧반도체 등에 '주목'
인구 5100만 대한민국의 주식거래 활동계좌 수는 6004만개다. 전체 인구 숫자보다 주식계좌가 많다는 사실은 지금이 바야흐로 ‘재테크 전성시대’라는 사실을 말해준다. 그러나 막상 계좌를 만들고 재테크에 나서도 투자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고객들 개개인에게 맞춰진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프라이빗 뱅킹(PB) 서비스는 고액자산가들의 전유물로만 여겨질 뿐이다. 이에 미디어펜은 상대적으로 자산 규모가 적은 투자자들도 투자의 길잡이로 삼을 수 있는 재테크 팁을 기획기사로 연재한다. <편집자주>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 날짜는 오는 5월10일이다. 새로운 시대가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가운데, 세간의 시선은 대통령의 집무 공간을 어디로 할 것인지에 쏠려 있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시선은 사뭇 다르다. 대통령의 출근 방향보다는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훨씬 더 이목이 집중된다.

   
▲ 지난 18일 서울 통의동 인수위에서 진행된 인수위원 임명장 수여식에서 인사말하는 윤석열 당선인./사진=인수위 제공


4대 은행 PB들의 관점도 비슷하다. 미디어펜 자체 설문 결과 이들은 공통적으로 ‘취임 전까지 신(新)정부의 정책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인간의 심리를 근간으로 움직이는 돈의 흐름은 통상 ‘기대감’에 의해 좌우된다. 그렇기 때문에 정책이 실제로 실행되는 시점보다는 새 대통령이 취임하기 전인 지금이야말로 정책 방향에 관심을 가질 때라는 게 이들의 관점이다.

메타버스‧NFT‧ESG…새 정부도 주목할 테마

우선 어떤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힘이 실릴 수밖에 없는 테마들이 있다. 이를테면 메타버스와 대체불가토큰(NFT) 테마가 그렇다. 유영희 우리은행 TC프리미엄잠실센터 부지점장은 현재 세간에 오르내리는 테마들 중에서 단연 메타버스가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유 부지점장은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을 연결해주는 중요 트렌드가 되어가고 있으며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가상현실에 대한 이해 및 관련 기술이 발전해가는 과정에 있다”면서 “메타버스의 주요 사용자인 MZ세대가 주요 소비층으로 부상되고 있어 현재 주목해야할 테마”라고 강조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테마 역시 마찬가지다. 어떤 정부가 출범하더라도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시대의 테마’다. 

권성정 하나은행 영업1부 PB센터 PB부장은 “윤 당선인은 ESG 경영 관련 역량을 중소벤처기업에 지원하고 더 현실성 있게 실천 가능하도록 금융조세 지원을 하겠다고 공약했다”면서 “환경 공약과 더불어 맞춤형지원을 강화하는 등 ESG 실천기업에 대한 테마를 새 정부에서도 기대해볼 수 있겠다”고 내다봤다.

한편 대선 경쟁자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아니라 ‘윤석열이어서’ 더욱 강조되는 테마들도 있다. 그가 선거 과정에서 꾸준히 강조했거나, 그와 함께 힘을 합친 사람들이 관련된 테마들이 특히 관심을 모은다.

원자력‧AI‧반도체…‘윤석열 효과’ 기대해 볼 테마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분야는 역시 원자력이다. 현 문재인 정부에서 그 비중이 축소됐지만, 여러 여건을 고려할 때 새 정부에선 원자력 산업에 기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예측이다.

이원휴 하나은행 영업1부지점 골드PB부장은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는 원유에 기반한 에너지 의존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각인시켰기 때문에 소형 원자로 등의 빠른 전환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새 정부의 공약에서도 원전의 중요성을 강조한 바 있으며, 윤 당선인 취임 이후 각광 받는 테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윤 당선인이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 단일화해 정권을 창출한 만큼, 안 대표의 방향성도 새 정부에서 무시할 수 없는 지분을 차지하게 됐다. 다시 권성정 하나은행 PB부장은 “과학기술의 강군을 육성하겠다고 주장한 안철수 후보와 단일화를 한 만큼, 그와 관련된 과학기술 테마, 특히 가상현실‧인공지능(AI) 혁신 등에 집중적인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보여 추천한다”고 짚었다.

   
▲ 4대 은행 PB들은 공통적으로 '취임 전까지 새 정부의 정책 방향에 집중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원휴 PB부장 역시 과학기술, 그 중에서도 로봇 분야에 대한 방점을 찍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은 기업의 생산성 유지와 공장 가동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게 되었고 인플레이션은 기업의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게 된다”면서 “수익성 유지를 위해서는 기업들이 로봇‧자동화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모든 테마들을 아우르는 것은 역시 ‘반도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정성진 국민은행 강남스타PB센터 부센터장은 “최근 각광 받는 테마들의 공통점은 모두 반도체를 필요로 한다는 점”이라면서도 “현재 반도체 테마의 경우 공급부족 이슈가 단기간 내에 해소되기는 어려워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정 부센터장은 “여러 차례 인내심을 가지고 조금씩 분할해서 사 모은 뒤, 내년 상반기 정도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매도한다는 장기적 투자관점에서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