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53.5GWh…LG엔솔·SK온·삼성SDI 합쳐도 CATL에 못 미쳐
[미디어펜=나광호 기자]글로벌 전기차배터리 시장이 2020년 3분기부터 꾸준히 확대되고 있으나, 국내 업체들이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31일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은 53.5GWh로, 전년 대비 106.9% 성장했다.

   
▲ 올 1~2월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 비중/자료=SNE리서치

업체별로 보면 CATL이 34.4%로 1위를 유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7%포인트 가까이 높아진 것으로, LG에너지솔루션은 같은 기간 20.7%에서 13.8%로 하락했다. 삼성SDI의 경우 점유율이 6.0%에서 3.8%로 낮아지면서 순위도 7위로 한 계단 내려왔다. SK온은 점유율이 5.4%에서 6.5%로 높아지는 등 국내 업체 중 유일하게 향상에 성공했으며, 순위도 6위에서 5위로 올라섰다.

국내 3사가 테슬라 모델Y(중국산)·아이오닉5·EV6·BMW iX를 비롯한 차량 판매 증가에 힘입어 글로벌 탑재량을 늘렸음에도 이같은 현상이 벌어진 원인으로는 CATL·BYD 등 중국 업체들이 자국 시장을 등에 업고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것이 꼽힌다. 

실제로 CATL 배터리 사용량(18.4GWh)은 전년 대비 158.5%, BYD(6.4GWh)는 256.8% 늘어났다. 특히 지난달 기준 BYD의 성장률은 400%를 넘긴 것으로 나타났다. 

고체전해질을 적용한 전고체배터리가 주목 받는 것도 이 때문으로 풀이된다. 안전성 등 2차전지 성능을 높이는 것 뿐만 아니라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한 돌파구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2차전지용 고체전해질 수요가 2025년 350톤에서 2030년 7만6000톤까지 급증하는 등 전고체배터리 시장이 2027년을 전후로 본격화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시장 규모도 2025년 1억4100만달러(약 2000억원)에서 2030년 38억달러(약 4조6000억원)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이 중 국내 3사의 수요는 2030년 기준 1만3680톤으로 예상되고 있다.

   
▲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 내 (왼쪽 위에서부터 시계방향으로) LG에너지솔루션·SK이노베이션·삼성SDI·포스코케미칼 부스/사진=미디어펜

SK이노베이션은 미국 솔리드파워에 3000만달러(약 353억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 차세대 전고체배터리 공동 개발·생산에 나섰다. 양사는 실리콘 음극재를 적용, 리터당 930Wh 이상의 에너지 밀도를 구현한다는 계획이다. 전기차 주행거리를 1회 충전시 700km에서 930km로 늘리겠다는 것이다.

삼성SDI도 전고체배터리 시제품 및 리튬금속 무음극 구조를 만들었으며, 경기도 수원시 영통구에 전고체배터리 파일럿 라인도 착공했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미국 샌디에이고 대학고(USCD)와 손잡고 상온에서 빠르게 충전할 수 있는 장수명 전고체배터리 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인터배터리 2022'에서 고분자·황화물계를 비롯한 제품을 소개했다.

폐배터리 재활용도 기술을 향상시켜야 할 분야로 언급된다. 2030년에만 414만대에 달하는 전기차에서 나올 345GWh 규모의 배터리를 처리하면 친환경성과 경제성을 잡을 수 있기 때문이다. 폐배터리는 잔존수명이 많으면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비롯한 어플리케이션으로 재사용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 리사이클링을 통해 니켈과 코발트 등 주요 금속을 회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저렴한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앞세워 글로벌 시장 내 입지를 강화하는 중으로, 전고체배터리 분야에서도 일본 도요타 뿐만 아니라 미국·유럽·중국 업체과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며 "원재료값이 급등하는 등 수급 불안정성이 고조되고 있어 자원 확보를 위한 노력도 더욱 경주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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