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지수펀드 시장 공략한 미래에셋‧KB '약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작년 한 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비약적인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 ETF 운용사를 인수하는 등 공격적인 행보를 택한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성공적인 실적을 기록하는 등 업계 선두권에서도 활발한 지각변동이 일어났다.

   
▲ 작년 한 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면서 비약적인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사진=연합뉴스


31일 자산운용업계에 따르면 작년 한 해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크게 향상된 실적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은 국내 자산운용사의 지난해 말 운용자산과 순이익이 각각 1322조원과 2조1643억원으로 집계돼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고 지난 30일 밝혔다. 순이익은 무려 67.1% 증가한 수준이다.

그러나 내실을 살펴보면 회사별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우선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경우 ‘업계 1위’ 타이틀을 수성하며 작년 3965억원(별도 기준)의 순이익을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0.33% 늘어난 것으로 업계 전체의 성장세와 어느 정도 궤를 같이 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ETF 시장에 적절하게 접근해 큰 성공을 거뒀다. 해외 계열사인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 인수 효과가 실적에 큰 도움을 주고 있다. 2016년 12월에 홍콩에 설립된 이 회사는 해외 ETF 자회사들을 거느린 지주사다. 미래에셋글로벌ETF홀딩스의 작년도 순이익은 약 411억원으로 전년(3억원) 대비 드라마틱하게 폭증한 모습이다.

KB자산운용의 약진도 돋보인다. 작년 초 KB자산운용은 지수형 ETF 보수를 ‘업계 최저’ 수준으로 하향 조정하면서 글로벌데이터센터리츠, 글로벌메타버스 등의 ETF를 출시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이후 작년에만 2조원 이상의 투자금이 KB자산운용 ETF로 유입되는 효과가 났다. ETF 점유율은 7.6%까지 늘었다. 삼성자산운용의 41.3%, 미래에셋자산운용의 37.1%에는 여전히 못 미치지는 그래도 비약적인 성장세를 나타냈다. KB자산운용의 ETF 순자산총액은 5조55827억원까지 늘어났다.

이밖에는 부동산전문운용사 이지스자산운용의 성과가 특징적이다. 작년 순이익에서 전년(442억원) 대비 95.92% 증가한 866억원을 기록한 이지스는 순이익에서는 KB자산운용(778억원)이나 삼성자산운용(739억원)을 제치며 업계 2위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부동산과 대체투자로 자금이 몰린 효과를 톡톡히 본 것이다.

모든 회사의 실적이 좋진 않았다. 한화자산운용은 185억원의 순이익을 공시하며 전년(206억원) 대비 10.19% 후퇴한 모습을 보였다. 최근 수년간 침체기를 겪고 있는 한화자산운용은 작년 7월 한두희 전 한화생명 투자사업본부장을 신임대표로 맞이하며 역전을 모색했으나 아직까지는 가시적인 성과가 나오지 않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년간 주식에 집중됐던 투자자금이 다양하게 분산되면서 자기만의 캐릭터를 가진 운용사들이 약진한 모습”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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