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최악의 경제난으로 스리랑카에서 반정부 시위가 발생한 가운데, 대통령이 전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요 시설에 무장 병력을 투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는 2일 뉴스퍼스트 등 스리랑카 현지 매체들의 보도를 인용하며 관련 소식을 전했다. 뉴스에 따르면 고타바야 라자팍사 스리랑카 대통령은 전날 밤 관보를 통해 치안·공공질서 보호, 필수 서비스 유지를 위해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는 수도 콜롬보에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수백 명이 거리로 나와 격렬한 시위를 벌인 지 하루 만에 나온 조치로, 지난달 31일 대통령 관저 앞으로 몰려온 시위대는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면서 군·경 차량에 불을 지르고 경찰에 돌을 던지기도 했다.

시위가 과격 양상으로 접어들면서 경찰은 53명의 시위대를 체포했고 이 가운데 21명이 다음날 보석으로 석방됐다.

스리랑카 정부는 시위가 진정될 조짐이 보이지 않자 콜롬보 주요 지역에 통행금지령을 선포했고, 경찰은 최루가스와 물대포를 동원해 시위를 진압했다. 경찰 측 한 관계자는 "비상사태 발표 전에는 군이 스스로 행동하지 못하고 경찰에 협조하는 역할만 했지만, 이제부터는 군이 독자적으로 행동하도록 더 많은 권한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스리랑카 시민들은 일요일인 오는 3일 더 큰 규모의 반정부 시위를 예고한 상태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