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현대차 그룹 유럽내 판매 차량의 20%는 전기차
근소한 차이지만 수치상으로 테슬라 점유율 제쳐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들이 자동차 본고장 유럽에서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차가 올 들어 유럽 시장에서 판매한 차량 중 5대에 1대는 전기차 였을 만큼 빠른속도로 시장에서 영향력이 증가하고 있다. 기아역시 큰폭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양사의 전기차 유럽시장 점유율은 테슬라를 추월하고 있다.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해 1~2월 유럽에서 판매한 차량 총 5만7842대 중 전기차는 1만1532대(20%)였다. 

현대차의 유럽 판매량 중 전기차 비율은 2018년 2%에 불과했지만 지난해 14%까지 성장한 데 이어 처음으로 20%대까지 뛰어오른 것이다. 

특히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신형 전기차 아이오닉5가 두 달 동안 5170대 팔리면서 전기차 판매 성장을 주도했다. 기아도 유럽 전기차 판매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올해 1~2월 기아차의 전기차 비율은 17%로, 지난해 13% 대비 4%포인트 상승했다.

기아차의 유럽 내 전기차 판매 비중도  지난 2018년 1%에서 올해들어 17%까지 높아진 상태다. 이에 따라 현대차그룹의 유럽 전기차 판매량은 테슬라를 앞지르며 2위를 차지했다.

유럽 주요 14개국의 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하는 사이트인 'EU-EVs'에 따르면 올해 들어 현대차와 기아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위인 폭스바겐그룹의 21.4%에 이은 15%로 나타났다. 3위는 스텔란티스(14.2%), 4위는 테슬라(14.1%)였고 르노·닛산·미쓰비시(8.2%)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현대차그룹은 폭스바겐그룹, 스텔란티스, 르노·닛산·미쓰비시, 테슬라에 이어 5위였지만, 아이오닉 5와 EV6 등 전용 전기차와 코나, 니로 등 기존 전기차 등의 꾸준한 판매 호조에 힘입어 올해 들어 2위까지 올랐다.

유럽 내 전기차 판매량 순위에서도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5위에서 올 들어 2위로 뛰어올랐다. 

유럽 주요 국가 전기차 판매량을 집계하는 사이트인 'EU-EVs'에 따르면, 올해(1~3월)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14.6%로 테슬라(14.2%)를 근소하게 제치고 선두 폴크스바겐(19.4%)에 이은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유럽 시장 전기차 점유율은 5위(10.6%)였다. 하지만 영국 올해의 차에 기아 EV6가 선정되고 현대차 아이오닉5도 미국과 유럽등지에서 호평이 이어지며 시장의 평가가 변했고 이를 기반으로 글로벌 시장의 판매량 역시 증가하고 있는 모습이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기록은 자동차 종주국인 유럽에서 보여지는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자동차의 등장으로 인류의 문명이 변화했고 그런 자동차를 처음 만들고 문화를 형성한 유럽이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기술력을 인정 한 것으로 풀이되기 때문이다. 

현재 현대차그룹 산하에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로 제작된 전기차는 EV6, 현대차 아이오닉5, 제네시스 GV60이다.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플랫폼은 완성차 업계 최초로 상용화를 통해 대중 앞에 공개해 업계를 놀라게 했다. 

이는 정의선 회장의 주도하에 폭넓게 실행한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몇 해 전 내연기관 중심으로 시장영향력이 결정됐을 당시에는 현대차에게 이 같은 수상과 평가는 찾아보기 힘든일 이었다. 환경규제 강화로 친환경차에 대한 시장의 니즈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디젤과 하이브리드 중간위치에서 움직이고 있던 게 현대차그룹이다. 

하지만 디젤 게이트 이후 하이브리드에 만전을 기함과 동시에 전기차에 대한 기술력 확보를 위한 노력이 이어졌다. 과도기적인 모델들이 등장하긴 했지만 완전한 전기차를 만들기 위한 노력은 끊이지 않았다. 

이런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0년 미국의 카누와 차세대 전기차 개발을 위한 상호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협력계약에 따라 카누는 현대·기아차에 최적화된 모듈형 전기차 플랫폼 개발을 위한 기술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플랫폼이 현대차그룹의 E-GMP다.

모듈화된 부품으로 용도와 길이에 맞게 늘리고 줄이는 것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필요에 따라 다양한 곳에 적용이 가능하게 만들어졌다. 이를 활용해 현재 내연기관 플랫폼에도 적용이 가능한 기술이다. 

현재 GV70와 G80에 적용해 완성도 높고 우수한 상품성을 지닌 모델로 완성시켜 시장에 등장했다. 이를 통해 제네시스 만의 새로운 전략도 보여주고 있어 전기차 시대를 맞이한 완성차 업계에서 현대차그룹의 경쟁력을 높이고 있다. 

특히 기술만 놓고 봤을 경우 현대차그룹의  E-GMP에는 크로아티아의 고성능 전기차 업체 리막 오토모빌리의 기술력까지 포함하고 있다. 이에 글로벌 유수의 고성능 전기차 모델과도 기술 원천은 같은 게 E-GMP다.

이런 전기차 기술력을 바탕으로 추가로 오는 2030년까지 총 123조원(현대차·제네시스 95조, 기아 28조)을 투자하는 정의선 회장은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300만대 이상 판매고를 올릴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내연기관 기반의 완성차 시장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했던 현대차그룹이지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를 다지고 플랫폼부터 뜯어고친 현대차그룹의 전기차 들이 시장에서 높이 평가받고 있다"며 "앞으로 현대차그룹에서 출시되는 전기차 라인업이 어떻게 진화할지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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