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무회의서 윤 측 제시한 496억 중 360억 처리...나머지는 차후 논의
국방부, 이르면 내일 '이사업체' 계약...5월 10일 용산 시대 열릴 지 관심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 구상이 첫 발을 떼게 됐다. 정부가 6일, 임시국무회의에서 윤 당선인의 용산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 지출안 360억원을 의결한 것이다. 

예비비가 통과됨에 따라 집무실 이전과 관련된 본격 실무 협의가 진행될 걸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의 약속대로 오는 5월 10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시대가 열릴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16회 임시국무회의에서 "정부 교체기에 자칫 안보에 취약해질 수 있고 특히 최근 북한의 군사적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상황이며 한미군사훈련도 성공적으로 치러야 한다"며 "한반도 위기가 고조될 수밖에 없는 엄중한 안보 상황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은 안보 공백 없이 치밀하고 면밀한 계획 하에 진행되는 것이 맞다"고 밝혔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20일 오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회견장에서 청와대 이전과 관련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인수위 제공

그러면서 "인수위가 추진한 집무실 이전은 청와대 국방부, 합참 등 안보 핵심 컨트롤타워와 직접적인 관련이 있기 때문에 꼼꼼히 따지며 추진돼야 할 사안"이라며 "이런 점을 감안해 정부는 인수위 측과 의견조율과 협의를 통해서 예비비를 상정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날 정부는 윤 당선인 측이 집무실 이전 비용으로 추산해 제시한 469억원보다 136억 모자란 360억원만 의결했다. 정부는 4월 말로 예정된 한미연합지휘소훈련 종료 시점 등 추후 진행상황에 따라 집무실 조성과 경호처 이전비 등을 인수위 측과 추가 협의하기로 했다. 

집무실 예비비가 일부만 통화된 것과 관련해 원일희 인수위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청와대 이전과 관련된 예비비는 청와대가 해주시는 거니까 잘 해주시리라 믿는다"고 청와대의 결정을 바랄뿐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원 대변인은 "이미 실무협의는 다 됐고 잘 됐다. 이제 그 시기의 문제라면 얼마든지 조절해서 잘 될 것"이라며 "청와대 이전 문제는 국민 여러분들이 걱정하시지 않도록 잘 될 것"이라고 말했다. 

예비비에는 대통령 관저가 될 육군참모총장 공관 리모델링 비용 25억 원과 국방부 전체 이사 비용 118억 원도 배정됐다. 또한 위기관리센터와 경호종합상황실 등 안보 필수 시설을 미리 구축하기 위한 비용으로 116억 원을 일반 사무실 공사비와 전산서비스 시스템 등을 구축하는 데 101억 원을 배정했다. 

그동안 청와대와 윤 당선인은 집무실 용산 이전에 필요한 예비비 의결을 두고 좀처럼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지난 4일 밤 이철희 청와대 정무수석과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 통화 후 양측이 극적으로 합의점을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지난 5일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최대한 빨리 임시 국무회의를 열어 예비비를 조속히 처리하라”고 지시하면서 이날 용산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비비가 통과됐다.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월19일 서울 용산의 국방부 청사를 방문 청와대 이전과 관련 주변 환경을 살펴보고 있다./사진=인수위 제공

전액은 아니지만 집무실 이전을 위한 예산 문제가 어느 정도 해소됨에 따라 용산 집무실 이전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런 가운데 과연 윤 당선인의 약속대로 오는 5월10일까지 청와대 이전을 완료하고 용산 시대를 열 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이와 관련해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이날 오전 브리핑에서 기자가 청와대 이전 일정에 대해 묻자, "(당선인)취임 이후 다소 소요한 시간들이 있기 때문에 5월 10일 딱 맞춰 집무실 이전은 불가능하고 이후에도 시일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답했다. 한달 여 남은 시간 동안 용산 국방부 이전이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는 얘기다. 

원일희 수석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5월 10일까지 지금 한달여밖에 안됐는데 그 기간 안에 이전이 가능한가라고 묻자 "가능하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고 현 청와대와 저희 인수위 측과 협조가 잘 되고 있다고 믿고 있다"고 했다. 이어 기자가 추가로 5월10일 용산 이전을 목표로 하신다는 말씀인가라고 묻자 "원칙은 그렇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국방부는 이사업체와 계약하는 등 집무실 이전 준비에 본격 돌입했다. 국방부는 이르면 내일 이사업체와의 계약 체결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 지휘부서와 합참은 연합지휘소훈련이 종료되는 이달 28일 이후 이사를 진행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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