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내각 인선 불만으로 해석...안철수도 추천 과정 불만 드러내
윤 당선인 측 "인사문제 아냐"일축하지만 안철수 소외론 솔솔
이태규 사퇴하면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에 이상기류 감지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이 인수위 기획조정분과 인수위원직을 전격 사퇴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당선인과 안철수 위원장의 단일화를 성사시키면서 대선 승리에 혁혁한 공을 세웠던 그가 갑작스럽게 물러나면서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구상에 빨간불이 들어온 게 아니냐는 전망이 흘러나온다. 

이 의원은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문자메시지 보내 “오늘부로 인수위원직에서 사퇴한다”며 “저에 대해 여러 부처 입각 하마평이 있는데 입각 의사가 전혀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이후 인수위 대변인실에 사퇴 의사를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의원이 사퇴와 관련된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지만 전날 1차로 발표된 8명의 장관 내정자 중 안철수계나 안 위원장 추천 인사가 없고, 또 곧 발표될 2차 인선에서도 국민의당 측 인물이 보이지 않는 다는 점에서 인선을 둘러싼 갈등이 그 원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서 전격 사퇴한 이태규 국민의당 의원.(자료사진)/사진=연합뉴스

하지만 윤 당선인 측은 인사 갈등은 없었다면서 진화에 나서고 있다. 장제원 당선인 비서실장은 이날 ‘이 의원의 사퇴가 (장관) 인사 때문이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저는 그렇지 않다고 본다”며 “이 의원과도 한번 얘기를 해보려고 한다”고 인선 갈등을 일축했다. 

이 의원은 당초 행정안전부(행안부) 장관 후보자로 거론된 바 있다. 그러나 윤 당선인이 행안부 장관에 현직 정치인은 배제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이번 인선에서 안철수 위원장 측 인물이 단 한 명도 기용되지 않았다는 점도 인선 갈등설을 부추기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안 위원장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인선 과정에서 특히 제가 전문성 있는 분야에 대해서는 조언드리고 싶었지만 그런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다. 1차 인선에서 자신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은 점에 대한 서운함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으로 풀이된다. 

안 위원장은 "첫 단추가 중요하듯 함께 새정부의 청사진을 제대로 그려가는 것이 아주 중요한 일이라 인수위원장을 맡아서 열심히 지금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그 청사진을 제대로 실행에 옮길 만한 능력있는 분들 추천도 해드렸지만 인사는 당선인의 몫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사실 인재가 누구 편이냐, 누구 사람이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제가 말씀드린 기준에 맞는 인재가 인사 되기를 바란다”고 기대했다. 2차 인선에서 안 위원장 측 인물이 기용될 지 관심이 모아지는 이유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3월 8일 서울 중구 서울광장에서 “내일, 대한민국이 승리합니다”라는 유세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인사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처럼 새 정부 조각을 둘러싼 인선 갈등이 표면으로 드러나면서 당초 윤석열·안철수 공동정부 구상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의 합당 절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한 중진의원은 12일 미디어펜과의 통화에서 "윤석열 당선인이 안철수 위원장과의 '공동정부'를 공언한 만큼 그에 걸맞는 대우를 해줘야 하는게 맞다"면서 "지난 1차 인선이 능력 위주로 이뤄졌다고는 하지만 안 위원장 인물이 한 사람도 임명되지 않았는데, 이렇게 되면 '공동정부'가 가능하겠나"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이런 가운데 윤 당선인 측 장제원 비서실장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공동정부) 파열음은 무슨 파열음이냐"면서 "안철수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이 있지 않나. 잘 진행될 것"이라고 거듭 논란을 일축했다. 그는 "저는 이 의원하고 지난 (대선) 단일화 과정부터 인수위를 구성, 운영할 때까지 깊은 신뢰를 갖고 대화해 왔다"며 "계속 함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