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시총 가리지 않고 하락세…호재 찾기 어려워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증시가 미국발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충돌 등 대외변수에 큰 영향을 받고 있는 가운데 주요 종목들의 목표주가 역시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매도’ 주문을 거의 내지 않는 국내 증권사 리포트 특성상 목표주가 줄하향이 미래 증시에 대한 어두운 전망을 사실상 반영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 주요 종목들의 목표주가가 줄줄이 하락세를 기록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주식시장 상장사들의 목표주가 하향 사례가 줄을 잇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자료에 따르면 작년 말과 비교했을 때 각 증권사들이 제시한 상장사들의 목표주가 변동이 있었던 상장사 숫자는 지난 12일 기준 257개였다.

문제는 이들 중에서 목표주가가 떨어진 상장사가 176곳으로 68.5%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목표주가가 높아진 상장사는 나머지 81곳으로 30%를 겨우 넘긴 수준이었다. 

업종과 기업을 막론하고 많은 상장사들의 목표주가가 떨어진 가운데 가장 큰 낙폭을 보인 종목은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 크래프톤이었다. 증권사들이 제시한 크래프톤 목표주가 평균치는 작년 말 64만8182원에서 지난 12일 기준 39만714원으로 거의 40%가 떨어졌다. 특히 DB금융투자는 최근 크래프톤 목표주가를 31만원으로 조정했는데, 이는 작년 12월 13일에 제시했던 65만원의 절반 수준이다.

또 다른 게임 소프트웨어 업체인 엔씨소프트 역시 평균 목표주가가 작년 말 102만9333원에서 지난 12일 67만3529원으로 넉 달 만에 34.57% 떨어졌다. 녹십자 역시 목표주가가 같은 기간 27.90% 떨어져 상위권을 차지했다.

이밖에 내구소비재 업체 한샘이 27.49%, 최근까지도 주당 가격이 100만원을 넘어 ‘황제주’ 대접을 받았던 LG생활건강 역시 27.35%의 목표주가 하락이 있었다. 아울러 국내 증권사들은 화학주인 LG화학의 목표주가도 109만7722원에서 85만원으로 22.57%나 떨어뜨렸다.

IT 업종 대표 종목인 네이버 목표주가도 54만7000원에서 48만원으로 12.25%이나 내려갔으며, 경쟁사인 카카오와 카카오뱅크 목표주가도 각각 16.52%, 22.43% 떨어진 상태다. 이밖에도 삼성바이오로직스, POSCO홀딩스, 현대자동차, 셀트리온, LG전자, 삼성물산 등 대형주들도 예외없이 목표주가가 떨어졌다.

국내 증권사들은 리포트에서 ‘매도’ 사인을 거의 내지 않기 때문에 목표주가를 낮췄다는 것 자체가 넓은 의미에서의 부정적 시그널로 받아들여지는 분위기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권을 차지하는 주요 종목에 대해서까지 목표치가 떨어진 것은 그만큼 최근 들어 국내증시 전망이 나빠졌다는 것을 방증한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 인플레이션 압박에 더불어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원자재 가격 급등 등 대외 악재가 추가되며 변수가 더욱 커졌다”면서 “국고채 금리 상승을 포함한 채권시장 변동성 확대, 원화시장 불확실성 등 상황적 측면에서 호재를 찾기 힘들어진 점이 목표주가에도 반영된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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