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증권 1분기 영업이익 57% 급감…증권사들 시총 일제히↓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 증권사들이 지난 1분기 실적을 하나둘 발표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예상대로 전년 대비 하락폭이 꽤 크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에 몸집을 불리며 크게 성장한 만큼, 이제부터는 각 회사마다의 특성을 살린 영업활동이 이어져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시작됐다. 예를 들어 지난 21일 NH투자증권은 1분기 연결 영업이익을 1618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6.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 순이익 역시 1023억원으로 60.3% 급감했다. 부진한 실적 여파로 NH투자증권의 주가는 이날 52주 신저가를 경신한 1만850원까지 떨어졌다. 

현대차증권 역시 NH증권과 같은 날 오후에 1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이들은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을 394억원으로 공시하면서 작년 1분기보다 30.8%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밝혔다. 현대차증권의 영업이익은 전 분기인 작년 4분기보다는 138.3% 증가했지만 당기순이익은 3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7% 감소했다.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 부진은 이미 예견돼온 터다. 올해 들어 거래대금 감소에 따른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익성이 둔화된 점, 시장 금리가 계속 해서 상승하는 점 등 악재가 겹치고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지난 2020년부터 2년간 지속된 증시 열풍 또한 이제는 잦아든 상태다.

증권사들의 타격은 각사의 시가총액에에도 영향을 줬다. 작년 말 기준 증권사들의 시총은 미래에셋증권(5조4955억원), 한국금융지주(4조4971억원), 삼성증권(4조96억원), NH투자증권(3조7129억원), 메리츠증권, 키움증권(2조8055억원), 한화투자증권(1조3710억원) 순서였다.

그러나 이날 기준으로 시총을 다시 따져보면 미래에셋증권(5조579억원)과 한국금융지주(4조1460억원), NH투자증권(3조6317억원), 삼성증권(3조5675억원), 키움증권(2조5354억원), 한화투자증권(1조470억원) 등 상위 6개 증권사들의 시총이 일제히 급감한 상태다.

문제는 이러한 하향세가 당분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국내 주요 증권사 5곳(미래에셋증권‧NH투자증권‧한국금융지주‧삼성증권‧키움증권)의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1.7% 감소한 1조1075억원으로 집계된 상태다. 올해 순이익 추정치 역시 연초 대비 13.1%나 낮아진 모습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지금부터야말로 각 회사들의 ‘실력’이 드러나는 시간이 시작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브로커리지 위주의 수익모델에서 벗어나 투자은행(IB)이나 자산관리(WM) 분야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예상보다 길어지는 등 악재가 이어져 줄어든 거래대금은 2분기에도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면서 “이미 증권사들은 초고액자산가들을 위한 전용 점포를 마련하는 등 작년까지와는 다른 수익모델 찾기에 나선 상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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