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주가 '반토막'…ELS 활용사례 많아 우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세계 최대의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주가 폭락 여파가 국내까지 번지고 있다. 넷플릭스 주식에 직접 투자한 ‘서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에도 문제가 생겼지만, 넷플릭스를 기초자산에 포함하는 12개 주가연계증권(ELS) 상품들 또한 지난 20일을 기준으로 원금손실 구간에 진입한 것으로 파악됐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넷플릭스 폭락 사태의 여파가 국내 투자자들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넷플릭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하루에만 미국 뉴욕증시에서 35.1% 폭락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주가가 떨어져 22일에는 주당 215.52달러까지 하락했다. 올해 들어서만 넷플릭스의 주가 하락률은 60%가 넘는다.

넷플릭스는 테슬라,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함께 서학개미들의 단골 매수종목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많은 이용자들을 확보하고 있는 서비스인 만큼 투자자들이 친숙하게 느끼는 기업 중 하나다. 이런 넷플릭스의 주가 폭락은 서학개미들의 포트폴리오에도 큰 충격을 주고 있다.

   
▲ 세계 최대의 온라인 영상 서비스(OTT) 기업인 넷플릭스의 주가 폭락 여파가 국내까지 번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는다. 국내 주가연계증권(ELS) 투자자들의 원금손실 우려가 현실로 다가오고 있다. 넷플릭스는 테슬라·AMD·엔비디아 등과 함께 ELS 기초자산으로 활용되는 주요 종목이다. 

한국예탁결제원 자료에 의하면 지난 22일을 기준으로 지난 1년간 넷플릭스를 기초자산(해외주식형·혼합형)으로 한 ELS는 총 1146억원어치 발행됐다. 시간 범위를 3년으로 넓히면 ELS 발행액은 총 2032억5000만원까지 늘어난다.

NH투자증권의 발행액이 1142억 8000만원으로 가장 많았고, 키움증권(218억원), 미래에셋증권(66억 5000만원), 한국투자증권(185억 5000만원), 유안타증권(13억 7000만원), 삼성증권(8억 8000만원) 등이 다음 순서를 이었다. 주식보다는 덜 위험하지만 은행 예·적금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은 ELS는 국내 증권사들의 효자 상품이기도 하다. 

문제는 ELS가 기초로 삼고 있는 지수 또는 종목이 ‘녹인 배리어’, 즉 원금 손실구간에 닿을 경우다. 이 경우 즉시 원금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이 만기 상환까지 상품을 보유해야 할 가능성이 커지고, 만기 상환일에 조건을 충족시키지 못하면 손실이 확정되는 구조다. 물론 이때 원금손실도 발생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은 것으로 보였던 넷플릭스 주가의 붕괴는 많은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ELS가 통상적으로 주식보다 안전한 것은 사실이지만 조기상환 조건을 달성하지 못할 경우 만기까지 계속 돈을 납입(투자)해야 한다는 점을 감안하고 투자에 나서야 한다”면서 “넷플릭스의 경우 당분간 주가가 부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문제가 가볍지 않아 보인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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