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경제팀', 경제위기 막으려면 무엇이 필요할까?...IMF의 권고는?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앞으로 2주 후면 윤석열 새 정부가 출범한다. 새 정부는 한덕수-추경호-이창용 라인을 축으로, 경제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대내·외적 여건이 결코 만만치 않다. 아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상태에서, 급등하는 물가가 서민 생계를 위협하고 있다. 밖으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중국의 코로나 재봉쇄로, 글로벌 공급 차질이 악화되고 있다. '스태그플레이션'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섬뜩한 경고도 나온다. 이런 난국에서, 새 정부 경제팀이 경제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지, 짚어본다. [편집자 주]

   
▲ 국제통화기금(IMF) 심볼마크/사진=IMF 웹사이트
국제통화기금(IMF)는 최근 한국 정부에 대해 “스태그플레이션 우려에 적극 대응하라”고 경고했다. 우리 정부와 진행한 연례 협의 결과 보고서를 통해서다.

IMF는 한국이 코로나19를 성공적으로 극복했으나, 부문 별 회복 양상은 상이하다고 밝혔다.

특히 기업의 부채와 수익성, 가계부채 등이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또 통화·재정·금융정책의 정상화 속도는 적절하지만, 스태그플레이션 등 경기 침체 위험이 구체화될 경우, 과감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IMF는 무엇보다, 거시건전성과 재정건전성 강화를 주문했다. 이를 위해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 도입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개인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을 더욱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또 ‘재정준칙’ 도입 등으로 악화된 재정건전성을 강화하고, 사회안전망 확보를 위해 연금·역모기지론 등을 개선해야 하며, 과감한 기업규제 개혁과 여성노동참가율 제고도 제언했다. 아울러 부동산·구조 개혁, 기후변화 대응 확대도 주문했다.

IMF는 지난 19일 발표한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3.0%에서 2.5%로 하향하고, 물가상승률 예상은 기존 3.1%에서 4.0%로 끌어올렸다.

그 이유로는, 우크라이나 사태와 물가 상승, 중국의 경제성장 둔화 전망을 꼽았다.

   
▲ 기획재정부 청사/사진=기재부 제공

지난 25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한국 정부와의 연례 협의단을 이끌었던 마틴 카우프만 IMF 한국 미션단장은 “앞으로 통화정책 정상화를 계속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다만, 그 속도에 있어서는 경기 회복의 강도와 인플레이션 압력을 비교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부동산 정책과 관련해 DSR 규제,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거시건전성 정책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 부동산 세 부담 및 대출 규제 완화를 내건 새 정부와는 ‘결’이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 다만, 공급을 억제하는 양도소득세 중과와 분양가 상한제에 대해서는 견해를 같이 했다.

아울러 새 정부의 추가경정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찬성 입장을 밝히면서도 ‘거시경제의 안정 범위 내에서’라는 전제를 달아, 새 정부에 만만찮은 ‘숙제’를 던졌다.

그러면서 급속한 고령화를 경고하고, 국민연금 보험료율 인상과 정년연장 등 사회안전망 강화를 주문했다.

특히 단계적인 재정 건전화를 위해 재정준칙 도입을 촉구하고, 예산의 독립성과 재정의 투명성 강화도 더불어 과제로 제시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최근 고용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겹치면서, 하반기에는 임금 상승 압력이 본격화될 것이라는, 우울한 전망을 내놓았다.

한은은 25일 ‘최근 노동시장 내 임금상승 압력 평가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이렇게 지적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임금상승 압력이 커지는 데, 1년 정도의 시차가 있다면서,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물가 급등세가 올해 하반기부터 기업들을 압박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면서 “때에 따라서는 물가상승이 임금상승을 부추기고, 이에 따라 물가가 추가로 상승하는 ‘악순환’의 가능성도 있다”면서 “경제 주체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안정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이어 26일 한은이 발표한 1분기 경제성적표는, 이런 우려들이 조만간 현실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1분기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0.7% 성장하는 데 그쳤다. 코로나19 충격으로 2020년 1분기와 2분기 연속으로 ‘마이너스 성장’를 경험한 우리 경제는 그 해 3~4분기와 지난해 4분기 연속 성장, 빠르게 충격에서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줬다.

코로나 확산 상황에 따라 작년 1분기 1.7%까지 치솟았던 분기성장률은 2분기 0.8%, 3분기 0.3%에서 4분기 1.2%로 급등했으나, 금년 1분기에 다시 고꾸라졌다.

수출이 그나마 버텨주면서 ‘플러스 성장’을 유지했지만 민간소비, 건설 및 설비투자가 일제히 감소세를 면치 못했다.

이에 대해 신한금융투자는 “한국도 경제 참여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 상승이 나타나고 있다”며 “이는 물가 불안 심리를 증대시켜, 실제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여러 가지 대외 여건도, 향후 성장에 부정적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걱정했다.

물가 상승과 경기 침체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에 대한 IMF의 경고가 ‘괜한 기우(杞憂)’가 아니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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