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상복 터진 현대차그룹 전기차, 혁신적 리더 모습
미래방향서 마중물 부족…좀 더 과감한 선전포고 필요
[미디어펜=김태우 기자]현대자동차그룹의 전기차가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이런 성과 뒤에는 묵묵히 미래차를 위해 준비하고 노력해온 준비시간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다만 미래 신성장 동력의 마중물이 아직 보이지 않아 아쉬움은 남기고 있다. 글로벌 기업들이 선전포고용 제품들을 소개할 때 현대차그룹은 여전히 보수적으로 신 모델을 공개하고 있기 때문이다. 

   
▲ 현대자동차와 기아 양재동 본사. /사진=미디어펜

30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아이오닉 5'와 기아 'EV6'는 독일 자동차 전문 매거진 아우토 모토 운트 슈포트가 최근 진행한 4개 SUV 전기차 비교 평가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차로 선정됐다.

이 밖에도 아이오닉5와 EV6는 유럽시장에서 다양한 호평 사례와 수상 실적을 이어오고 있다.

아이오닉5는 최근 2022 세계 올해의 차 어워즈에서 세계 올해의 차, 세계 올해의 전기차, 세계 올해의 자동차 디자인 등 3관왕을 달성했다. 글로벌 시장에서 다양한 수상을 기록하며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현댕차그룹의 전기차다. 

이같은 현대차그룹의 전기차의 높은 호평은 꾸준한 준비가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테슬라의 선전으로 기술격차가 벌어진다는 지적은 있었지만 현대차그룹은 자체적인 노력과 함께 적극적인 글로벌 기업들과의 협업을 통해 전기차 전용플랫폼을 완성했다. 이렇게 완성된 것이 완성차 업계 최초의 전기차 전용플랫폼 E-GMP다.

E-GMP는 정의선 회장이 그룹의 진두지휘를 하고 있을 당시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을 개조한 전기차 플랫폼을 발전시키기 위해 미국 카투사와의 협업해 완성시킨 플랫폼이다. 

일명 스케이트보드 플랫폼이라고도 불리는 이 형태는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와 구동 모터 등을 표준화된 모듈 형태로 프레임 바닥에 탑재해 스케이트보드와 같은 모양을 하고 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이 플랫폼은 엔진룸이 별도로 필요했던 기존 내연기관의 모델과 달리 하부에 자동차의 주요부품들이 모듈화 돼 장착되며, 차의 모양을 결정짓는 상부 차체를 자유롭게 변경 가능하다는 장점을 갖고 있다. 

더욱이 기본틀인 이 플랫폼은 용도에 따라 길이와 넓이 등 다양하게 조절이 가능해 세단모델부터 SUV까지도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E-GMP는 크기와 무게, 부품 수를 획기적으로 줄여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모델별로 플랫폼을 변경해야 되는 수고를 덜어 비용 절감을 가능하게 하는 전기차 플랫폼 기술 고도화에 성공했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 부품인 전기모터와 배터리 등을 모듈화 시키며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전동화에도 쉽게 적용이 가능하게 됐다. 이런 기술을 응용해 완성된 모델이 제네시스 G80 전기차다. 

과거 코나와 쏘울 등 내연기관을 기본으로 하는 전기차와 달리 E-GMP 기술로 완성된 모듈화된 핵심부품을 효율적으로 활용해 내연기관의 기반의 전기차이면서도 전용플랫폼의 전기차와 비슷한 수준의 상품성을 만들어 냈다. 

   
▲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와 기아 EV6.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가능성을 엿볼 수 있었던 현대차그룹은 곧 제네시스 GV70을 기반으로 한 전기차 역시 시장에 등판시키며 올해 전기차 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이 밖에도 정의선 회장은 고성능 전기차 모델에 대한 전략도 기대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 들장이 예고된 아이오닉6 때문이다. 

전기차의 기본적인 성향이 고성능 성격을 보여준다. 하지만 완성차 업계의 준비가 덜 된 상태에서 급속도로 전환이 이뤄지고 있어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델은 쉽게 찾아보기 힘들다. 

더욱이 출시하는 모델들은 SUV인기를 인식한 완성차 업계의 전략으로 세단과 SUV의 중간겪인 CUV모델이 대부분이다. 이런 시장에 현대차는 처음 E-GMP 세단모델 아이오닉6를 선보인다. 

전체적인 차체길이는 준중형 세단 크기에 중형세단의 실내공간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기본적으로 고성능 성향의 모델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게 아이오닉6다. 이 모델이 등장하면 소비자의 선택 폭은 좀 더 넓어질 전망이다.

이미 전동화 모델로 글로벌 모터스포츠 분야에서도 활약하고 있는 현대차의 세단 전기차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는 만큼 시장에서 바라보는 아이오닉6의 기대도 커지고 있다. 

이런 기술력을 기반으로 정의선 회장은 자율주행 시대를 대비해 PBV에도 활용하며 미래차 시장에 대한 준비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까지의 현대차그룹에 대한 평가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하게 현 시대에 잘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과거 페스트 팔로워의 모습을 벗어났다. 이제는 트렌드 리더라는 칭호도 어울린다. 

하지만 이런 현대차그룹에도 아쉬움은 남아 있다. 좀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모습을 보여주길 바라는 행보다. 

글로벌시장에서는 완성된 제품이 없어도 선전포고 형식으로 제품 발표와 미래비전을 제시하는 방식이 일반적인 모습이 됐다. 테슬라의 경우 모든 제품과 라인업을 미래비전제시의 일환으로 선공개 후 제작을 하고 있다. 

제너럴모터스(GM) 역시 최근들어 제품에 대한 비전제시부터 하는 모습이다. 출시 기일이 한참 남아 있는 제품을 선공개하고 앞으로 우리 회사에서 이같은 모델을 출시 할 것이라는 등의 행보다. 

현재 GM은 전기차 험머와 콜벳 등의 제품이 출시 되기도 전 미리 공개하며 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반대로 현대차그룹은 실체가 공개되기 전에는 특별한 언급을 아끼며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니로 플러스 택시 모델 & 개인법인 모델 /사진=기아 제공

특히 최근 목적 기반 PBV 첫 모델이 등장하기는 했지만 혁신적인 이미지와는 조금 거리가 있어보인다. 기아는 최근 '니로 플러스'를 통해 PBV의 청사진을 구체화 한다고 밝혔다. 니로 플러스는 1세대 니로 EV를 기반으로 다양한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개발된 파생 PBV 모델이라는 게 기아의 설명이다. 

PBV를 처음 공개했다는 것에는 기념비 적인 모습이지만 해외 택시 전용모델과 큰 차이가 없다는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또 로보틱스 분야의 마중물도 아직까지 소식이 없다는 것은 아쉽다. 현대차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히는 사업분야는 PBV, 로보틱스, UAM 등 세계를 놀라게 할 만한 신기술들이다. 하지만 국제가전박람회(CES)에서 공개된 이후 특별한 소식이 전해지지 않고 있다. 

이런 부분에서 좀 더 과감하게 현대차그룹의 미래비전을 제시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과거에는 시장을 쫓아가기 바빠 못했다면 이제는 조금 여유롭게 비전을 제시해도 될 상황이다. 

전기차 분야의 트랜드 리더가 됐고, 내연기관의 모델들 역시 시장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이에 과감한 미래비전 제시를 하는 현대차그룹의 발랄한 모습이 필요해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독자개발에 집중했던 과거와 달리 경쟁사와의 유연한 협업관계를 유지하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대응해가고 있는 현대차그룹이다"며 "다만 결과물이 없이 허풍을 떠는 것이 아니고 순차적으로 트렌드를 이끌어가는 역할이 된 만큼 과거와 달리 조금은 과감한 쇼맨십도 필요할 것 같다"고 전했다. 

[미디어펜=김태우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