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화 긴축 강도 예상보다 강화될 경우 경기 냉각, 부실화 등 우려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남아시아의 섬나라 스리랑카가 디폴트를 선언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다른 신흥국들도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

2일 국제금융센터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의 경기회복과 함께, 다수 신흥국들이 통화정책 정상화 행렬에 동참, 주요 신흥국 중 약 64%가 정책금리 인상을 단행했다.

동결은 23%, 인하는 14%였다.

중남미 국가들은 코로나19 이후 유동성 증가와 공급망 차질로 인한 고물가, 미국의 보유자산 축소 논의에 따른 환율 불안 등에 선제적으로 대응, 작년 초부터 상당 폭의 금리인상을 지속하고 있다.

   
▲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MBN 뉴스 캡처


러시아와 인근 동유럽 국가들도 통화 긴축이 본격화됐고, 중동·아프리카는 올해 들어 일부가 긴축으로 전환했다.

반면 터키는 4차례 금리인하로 완화 기조를 이어가고 있으며, 한국을 제외한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도 아직까지 물가보다 팬데믹(세계적 유행) 이후 경기회복에 무게를 두고, 신중한 모습이다.

미국이 고강도 통화 긴축을 예고하고, 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앞으로는 아시아를 비롯한 신흥국 전반으로 통화 정상화가 확대될 전망이다.

우크라 전쟁 및 중국 코로나19 재확산 등의 여파로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한 데다, 공급 측 물가상승 압력이 지속되면서, '워세션'(전쟁으로 인한 경기 침체)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IMF는 올해 신흥국 성장률 전망치를 3.8%로 지난 1월 대비 1.0%포인트 하향하고, 물가상승률은 8.7%로 2.8%포인트 높였다.

러시아는 자본통제 조치 등에 다른 루블화 안정화로, 지난 8일 -3%포인트 인하에 이어 정책금리를 추가로 내릴 방침임을 시사하고 있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러시아는 결국 이달 중 디폴트를 맞을 것으로 판단된다"며 "국제금융시장에서 퇴출된 러시아는 대외 환경과 무관하게, 대내 경기 부양을 위한 금리인하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브라질은 현재 연 11.75%인 기준금리를 5월에도 추가로 0.50%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멕시코도 물가상승 부담으로 비슷한 행보가 예측된다.

중국은 봉쇄의 충격으로 경기부양 필요성이 커지면서, 2분기에 대출우대금리 인하가 기대되고, 터키는 고물가에도 불구하고 통화완화 기조 지속으로 '정책 실패'가 우려된다.

남경옥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신흥국들은 대내·외 복합 위기로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진 상황에서, 통화 긴축 강도가 예상보다 강화될 경우 경기 냉각, 부채 부실화 등 부작용 심화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금리 인상 등 긴축이 소비·투자 심리 위축과 부채상환 부담 가중 등 악순환이 우려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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