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북한 탄도미사일 발사에 "유엔 안보리 결의안 위반 맞다…핵실험 준비 추정"
'병사 월급 200만원 후퇴' 지적에 "재정 여건 여의치 않아…점진 증액 조정, 양해 부탁"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는 4일 북한에 대해 "우리의 분명한 적"이라며 "북한이 지금 핵과 미사일로 우리를 위협하고 우리 국민은 상당히 불안해 한다"고 평가했다.

이종섭 후보자는 오는 10일 새로 출범하는 윤석열 정부의 첫 국방부 장관으로서 북한에 대해 직격탄을 날리면서 강경한 자세를 드러냈다.

이 후보자는 이날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신원식 의원의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국방백서에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과거 주적 또는 적, 위협 등 여러 형태로 표현했는데 이번 새로 발간되는 백서에 어떤 방법으로 표현할지 검토해보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국방백서에 북한을 주적으로 명시하면 장병 정신 전력에 도움이 된다'고 신원식 의원이 언급하자, 이에 "긍정적 영향이 있다고 본다"며 "장병 정신교육을 위한 별도 교재에 확실하게 적으로 표현하면서 교육하겠다"고 답했다.

   
▲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5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이날 청문회에서 갑자기 떠오른 이슈는 북한의 거듭되는 탄도미사일 발사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후 12시 3분경 평양 순안비행장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비행거리 약 470km, 고도 약 780km, 속도 마하 11로 탐지됐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이날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안 위반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후보자는 오후 열린 청문회에서 '이것이 유엔 결의 위반이냐'고 묻자 "맞다"며 "정확한 미사일 종류는 결과가 나오는 대로 보고드리겠다"고 언급했다.

특히 그는 북한의 풍계리 동향과 관련해 "지금 핵실험을 준비하는 것으로 추정한다"며 "일반적으로 평가했을 때 (6차 핵실험보다는 규모가 작은) 소형 전술핵무기 쪽이지 않겠는가 판단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이 후보자는 우리 군의 핵실험 대응 방안에 대해 "직접적으로 어떤 물리적인 행사는 사실 제한된다"며 "전략적 도발이기 때문에 우리도 거기에 상응하는 수준의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술적 도발은 우리 군의 대비태세가 워낙 확고하므로 쉽지는 않겠다고 생각하지만,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며 "(북한이 우리를 겨냥해) 전략적 도발은 아마 계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대통령 집무실 이전에 따른 군사대비태세에 대해 민주당 기동민 의원이 우려 사항을 지적하자 "군사적으로 보면 대비태세에 별 문제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며 "방공작전 관련해서 변화가 있는 것은 대(對) 드론체계만 일부 조정이 있고 나머지는 다 변화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후보자는 국방부 청사 지하에 설치하는 위기관리센터와 관련해 "10일 이후 정상 가동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 이종섭 국방부 장관 후보자가 5월 4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청문위원 질의에 답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사진


이날 또다른 관심을 받은 것은 병사 월급 200만원 지급 공약이 후퇴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당선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고 많이 고민했는데 재정 여건이 여의치 않아서 일부 점진적으로 증액하는 것으로 조정했다"며 양해를 구했다.

민주당 김병주 의원이 관련 질의를 하자, 이 후보자는 "다른 방향으로 장병 사기를 높일 방안을 강구하겠다"며 "공약을 정책과제로 옮겨가기 위해 노력했지만 현실적 문제 때문에 그렇게 하지 못한 점 양해해 주면 감사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김 의원은 "병사들은 대개 좌절감을 느끼고 실망했다는 소리가 많이 들린다"며 "국민께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