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의원 전원 참여해 4월 27일 발의…심사 거치지 않고 뉴스 공급, 포털 수용 '강제화'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포털의 기사 추천을 금지하고 아웃링크(포털이 아닌 각 언론사 홈페이지에서 제공하는 기사)를 강제하는 내용이 담긴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의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최근 시민단체들의 강력한 비판이 쏟아졌다.

현재 포털이 제공하는 뉴스서비스의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킬 뿐더러 언론계에 미칠 파급력이 커 오히려 언론 생태계를 위협하는 섣부른 규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김의겸 의원의 법 개정안 자체에도 문제의 소지가 있을 뿐더러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언론계의 사회적 공감대도 형성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당이 섣부르게 입법에 나섰다는 반발이 거세다.

해당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김 의원이 발의하고 민주당 의원 170명이 전원 참여해 지난달 27일 제출했다.

   
▲ 더불어민주당 김의겸 의원. /사진=미디어펜


개정안에 따르면 포털 자체의 기사 배열 및 추천을 금지하고 아웃링크를 강제한다. 또한 포털제휴평가위원회의 입점심사를 거치지 않고 언론사 등이 뉴스 공급을 요청하면 포털은 수용하도록 강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개정안에는 언론사를 포함한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가 뉴스 공급을 할 때 포털이 이를 거부할 수 없도록 한 조항도 들어갔다.

또한 포털이 검증되지 않은 기사 추천 알고리즘으로 특정 언론에 편중된 기사를 노출하고 있다는 주장을 개정안 발의 이유로 제시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참여연대 공익법센터 및 사단법인 오픈넷 등은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빅테크의 언론 유통 시장 독점에 따라 언론의 다양성이 침해될 수 있다는 문제의식에는 동의하나, 그 대안은 보다 심층적인 연구와 토론을 기반으로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김의겸 의원 안이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적절한 대안이 될 수 있는지 의심스럽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칫하면 오히려 언론 생태계를 위협하는 섣부른 규제가 될 수 있다"며 "개정안 발의 이유로 언급된 ‘편향’이나 ‘불공정’은 판단기준조차 불명확한 개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 존재나 해소 여부 역시 증명될 수 있는 해악이 아니다"며 "모든 언론사 기사를 동등한 개수만큼 노출시키면 공정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성명은 "현재 포털의 뉴스 추천 서비스는 다양한 언론사의, 다양한 이슈와 분야에 대한 기사를 한눈에 파악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한 "본 법안에서 의무화하고 있는 ‘아웃링크’ 방식은 언론사의 상업적 경쟁을 심화시켜 자극적, 선정적 기사의 난무로 인한 전반적인 뉴스 품질 저하와 과도한 광고 게재로 이용자 편익을 저해할 우려도 있다"고 밝혔다. 

성명은 이날 민주당의 개정안에 대해 "포털과 언론사 간 뉴스 제휴 계약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포털 뉴스의 자율규제 노력도 무력화시킨다"고 반발했다.

이어 "뉴스제휴평가위원회나 현재 설립이 논의되고 있는 통합형 자율규제기구를 통해 문제가 있다는 결정이 내려진 언론사의 기사 역시 포털이 차별없이 유통하여야 할 의무가 부과되므로, 포털 유통 제한을 통한 자율규제가 더 이상 실효성을 거둘 수 없게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의겸 의원 안은 현황에 대한 문제점과 대안에 대한 합리적인 근거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공감대가 매우 부족한 법안"이라며 "정치적인 목적으로 섣부르게 입법화하기보다는 빅테크 및 플랫폼이 언론 다양성, 이용자의 표현의 자유와 접근권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심도 깊고 체계적인 연구를 어떻게 활성화할 수 있을지를 먼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