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인상 기조 이어져…CMA 금리, 은행보다 높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국내외 증시가 불확실성에 휩싸이면서 불안한 모습을 보이자 증권사들의 고객 이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금리인상 변수까지 더해져 은행으로 빠져 나가려는 고객 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인상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이 CMA 금리인상 흐름에 나서고 있다. CMA는 증권사가 고객으로부터 위탁받은 돈을 운용해서 발생하는 수익을 지급하는 금융상품을 지칭한다. 

   
▲ 은행으로 빠져 나가려는 고객 자금을 유지하기 위해 증권사들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 금리를 인상하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수시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점, 머니마켓펀드(MMF)나 환매조건부채권(RP), 발행어음 등 다양한 상품에 투자해 수익률을 빠르게 반영한다는 점 등이 CMA의 주된 특징이다. 고객 입장에서는 은행예금과 비슷한 특성을 띠지만 금리는 더 높은 셈이다. 

은행 대비 장점이 두드러진 덕분에 CMA 계좌는 올해 들어 점점 더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는 추세다. 금융투자협회 자료에 따르면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CMA 계좌 숫자와 잔고는 총 3457만8709좌‧60조919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연초 대비 각각 9.04%, 1.86% 증가한 것이다(지난 3일 기준). 

이 가운데 한국은행은 지난달 14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인상하며 금리인상 기조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미국이 ‘빅 스텝’에 나서며 금리를 빠르게 올리고 있는 만큼 한은 역시 빠른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이는 국내 금융권 금리 흐름에도 큰 영향을 줄 것이 확실시 된다.

이미 시중은행들은 잇따라 예금 금리를 인상하는 분위기다.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이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들은 수신금리를 최대 0.3~0.4%포인트 인상한 상태다. 제2금융권의 저축은행들도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전날 기준 12개월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2.59%에 달하고 있다.

이에 대응해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증권사들도 대부분 CMA 금리를 인상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증권은 CMA RP형의 금리를 연 0.85%에서 0.25%포인트 높인 1.1%로 올렸으며 한국투자증권도 CMA MMW형 보수차감 후 금리를 연 1.29%에서 1.54%로, CMA RP형은 0.95%에서 1.20%로 각각 0.25%포인트 인상했다. 삼성증권도 CMA RP형과 MMW형 모두 금리를 0.25%포인트씩 올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소비자들은 작은 금리 차이에도 과감하게 ‘머니 무브’를 단행하는 특성을 띤다”면서 “CMA의 경우 파킹통장으로 많이 활용되는 만큼 증권사들의 전략적 금리인상 기조가 지속적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