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항저우 아시안게임이 연기됐다. 중국 내 코로나19 상황 악화 때문이다.

어쩔 수 없는 일이긴 하지만 아시안게임을 바라보고 구슬땀을 흘려온 각 종목 대표선수들에게는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특히 대부분 프로 선수들이 참가해 금메달과 병역혜택을 동시에 노리던 야구, 축구 대표팀은 상당한 혼란에 빠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관영 CCTV는 6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가 오는 9월 10일~25일 중국 항저우에서 열릴 예정이던 제19회 하계아시안게임 일정 연기를 의결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세로 상하이를 장기간 봉쇄하는 상황이 심각하다.

   
▲ 류중일 아시안게임 야구대표팀 감독(왼쪽)과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 감독. /사진=삼성 라이온즈, 한국프로축구연맹


야구의 경우 류중일 감독을 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하고 예비엔트리를 발표하는 등 아시안게임 준비를 차근차근 해왔다. 23세 이하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구성한다는 원칙을 세우고, KBO리그 핵심 선수 몇몇을 와일드카드로 뽑아 활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면서 물망에 선수들 이름이 오르내리기도 했다.

아시안게임 연기 소식에 류중일 감독은 이날 스포츠서울과 인터뷰에서 "KBO(한국야구위원회)와 얘기를 해봐야한다. 나도 생각을 해봐야겠다"면서 의외의 상황에 난감해 했다. 

아시안게임이 내년으로 연기될 것이라는 전망에 류 감독은 "시간적 여유가 생기니 선수를 더 파악해야 한다"며 상황에 맞춰 다시 준비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황선홍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U-23 대표팀) 감독은 이날 대한축구협회(KFA)를 통해 "주변으로부터 연기될 것으로 예상을 들어서 생각하고 있었다. 갑작스러운 발표가 당황스럽기는 하다"고 밝혔다.

U-23 축구대표팀은 6월 우즈베키스탄에서 열리는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아시안컵에 참가한 후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예정이었다. 아시안컵은 정상 개최된다.

황 감독은 "만일 내년으로 연기가 된다면 출전 연령대 및 구체적 요강을 KFA와 확인해 차질 없이 준비하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축구 종목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아시안게임도 출전 연령 제한(23세 이하)이 있다. 여기에 와일드카드 3장을 사용할 수 있다. 만약 1년 연기되면 올해 만 23세인 선수들은 연령 제한에 걸릴 수 있다. 다만, 역시 코로나19 영향으로 1년 연기돼 개최됐던 2020 도쿄올림픽에서는 축구 출전 연령을 24세 이하로 조정해준 바 있어 참고가 될 것으로 보인다.

프로 무대에서 활약하는 야구, 축구 대표선수들에게 아시안게임은 병역의무를 해결할 좋은 기회인 것이 분명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하면 병역혜택이 주어진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한국은 야구와 축구 모두 금메달을 따내 병역미필 대표선수들은 혜택을 봤다.

꼭 병역 때문에 대표팀에 합류하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병역혜택을 받게 되면 선수 생활을 하는데 엄청난 도움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출전으로 병역혜택을 받은 김하성(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은 일찍 메이저리그로 진출할 수 있었고, 와일드카드로 출전해 축구 금메달을 이끈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은 군복무로 인한 공백기 없이 유럽 무대를 누비며 절정의 기량을 뽐내고 있다.

연기된 아시안게임이 야구대표팀 류중일호와 축구대표팀 황선홍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계속 관심사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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