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 불안정에는 "애타다 남은 굳은살" 언급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7년간의 공직 생활을 뒤로 하고, 9일 퇴임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대응을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지며 경제 회복을 이끈 홍 부총리는 이날 열린 이임식에서, 마지막까지 재정 건전성 관리를 당부했다.

홍 부총리의 재임 기간은 곧 우리 경제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홍 부총리는 2019년 일본 수출 규제에 맞서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산업 육성에 역점을 뒀고, '한국판 뉴딜' 정책을 통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힘썼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가 발생한 뒤에는 경제 전방위적인 충격에 맞서, 금융·재정 지원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7차례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 총 11차례 예산을 편성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사진=기재부 제공


그러나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국가채무가 급증하고, 재정 건전성이 악화됐다.

특히 재임 기간 내내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시장 불안정에 대한 책임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홍 부총리는 "못다 한 일, 아쉬움이 큰 과제들은 '애가 타다 남은 굳은 살'로 가슴 한편에 깊숙이 남는다"며 "여러 가지 부동산 시장이 충분히 제어되지 못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새 정부에 대한 당부의 말도 잊지 않았다.

대내·외 리스크 요인이 겹쳐 쌓이고 인플레이션 압력이 가중되는 등, 우리 경제가 직면한 상황이 점점 복잡하고 엄중해지는 양상이라는 것.

이어 "위기 극복 정책들의 정상화도 숙제이며, 특히 재정의 지속가능성 회복은 중요한 과제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국제기구와 신용평가사들이 우리나라의 재정 지속 가능성을 바라보는 시각은 점점 매서워지고 있으며, 고령화 추이 등을 고려할 때 시간도 결코 우리 편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재정의 역할 수행과 건전성이 조화롭게 나라 곳간을 지키고, 재정준칙을 법령으로 제도화, 중기 재정 관리에 세심한 노력을 기울여주시길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제·사회 구조 변화에 실기하지 않고, 인구 감소·지역 소멸 대응에 속도를 내, 지속 가능한 경제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기재부 후배들에게는 "큰 흐름을 보면서도 작은 것을 꼼꼼히 살피는 '대관소찰'의 자세와 부서·부처 간 협업의 자세, 공직자로서 자신에 대한 엄격함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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