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란색 풍선 든 靑 직원들 이어 분수대 앞 시민들 환호 끊이지 않아
오전 국립서울현충원 등 참배 이어 외빈 면담까지 유난히 많은 일정
10일 0시까지 핫라인으로 군통수권 행사 ‘尹취임식’ 참석 뒤 양산행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9일 임기 마지막 날 오후 6시 청와대 밖으로 퇴근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가 조금 못 된 시간에 근무하던 여민관 대통령집무실을 나서 김정숙 여사와 나란히 청와대 정문을 향해 걸었다.

청와대 안에서는 직원들이 파란색 풍선과 흰색 풍선, 꽃다발을 들고 긴 줄을 서서 문 대통령 부부를 환호로 맞았다. 직원들 가운데 ‘넌 나의 영원한 슈퍼스타’ ‘성공한 대통령 문재인’ '1826일, 정말 행복했습니다'라고 적힌 카드와 플래카드도 보였다. 청와대 직원들과 일일이 눈을 맞추며 미소로 인사를 건넨 문 대통령 부부가 끊이지 않는 직원들의 환호를 뒤로 하고 청와대 정문을 빠져나오자 청와대 앞 분수대 근처에는 시민들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를 나선 뒤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2.5.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문 대통령 부부는 시민들 사이에 좁게 낸 길을 따라 마지막 인사말을 하기 위해 임시로 마련된 사랑채 앞 연단까지 걸으면서 또 효자동 주민 및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시민들은 서로 앞다퉈 손을 내밀어서 악수를 요청했고, 문 대통령은 한 사람 한 사람 손을 잡아주면서 걸었고, 김 여사는 일부 시민과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시민들은 스마트폰을 들고 사진을 찍으면서 인사했고, 일부는 울먹이고 눈물을 훔치기도 했다. 

드디어 연단에 선 문 대통령은 “여러분 고맙습니다”라고 인사하더니 “다시 출마할까요”라며 농담을 건넸다. 이어 문 대통령은 “오늘 저는 업무가 끝나는 6시에 정시 퇴근을 했다. 대통령으로서 일하는 동안 첫 퇴근인데, 5년 근무를 마치는 퇴근이 됐다”면서 “정말 무거운 짐을 내려놓는 것 같아서 홀가분하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저의 퇴근을 축하해주니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성공한 대통령이었습니까"라고 묻고 "네"라는 답변을 듣자 "성공한 전임 대통령이 되도록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또 문 대통령은 “앞으로 제 아내와 전임 대통령으로서 정말 보기 좋구나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잘 살아보겠다”고 밝혔다.

인사말을 마친 문 대통령에게 어린이들이 다가와 케이크과 꽃 선물을 전달했으며, 문 대통령은 연단에서 내려가서 인사한 뒤 차를 타고 청와대를 완전히 떠났다. 문 대통령 부부는 다시 차 안에서 창문을 열고 시민들에게 인사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를 나선 뒤 시민들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2022.5.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9일 오후 청와대 직원들의 배웅을 받으며 청와대를 나선 뒤 시민들을 향해 박수치고 있다. 2022.5.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있다. 2022.5.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퇴근길 마중 나온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22.5.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문 대통령은 이날 유난히 많은 일정을 소화하면서 해외에서 온 외빈들까지 면담했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 취임식 참석차 방한한 할리마 야콥 싱가포르 대통령과 왕치산 중국 국가 부주석을 만났다. 

먼저 이날 오전 8시 국립서울현충원과 효창공원 내 독립유공자 묘역 참배를 시작으로 이날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두 곳에서 각각 “더 당당한 대한민국으로 나아가겠습니다. 2022. 5.9 대통령 문재인”과 “대한민국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가 될 것입니다. 2022.5.9. 대통령 문재인”을 썼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청와대 본관에서 퇴임연설을 했다. 연설에서 문 대통령은 “위대한 국민과 함께한 것이 더없이 자랑스럽다. 저의 퇴임사는 위대한 국민께 바치는 헌사”라면서 “이제 대통령으로서 무거운 짐을 내려놓겠다. 이제 평범한 시민의 삶으로 돌아가 국민 모두의 행복을 기원하며, 성공하는 대한민국의 역사를 응원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지난 5년에 대해 “연속되는 국가적 위기를 헤쳐온 시기였다”며 “힘들었지만 우리국민들은 위기 앞에서 하나가 되어주셨다. 대한민국은 위기 속에서 더욱 강해졌고, 더 큰 도약을 이뤘다”고 밝혔다.

한편, 이날 오전 문 대통령이 주재하는 마지막 청와대 참모들과의 티타임은 마지막 회의답지 않게 경제 문제에 집중해 지극히 일상적으로 이뤄졌다고 한다. 

   
▲ 9일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 시민들이 문재인 대통령을 맞이하고 있다. 2022.5.9./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경제수석이 우크라이나전쟁 중인 대 러시아 제재에 우리나라가 동참하고 있는 현황 및 전략에 대한 것과 자동차용 반도체의 현황 및 전망에 대한 두가지 보고를 진행했다. 이어 정책실장이 다음 정부가 헤쳐나가야 할 경제 전망 및 경기흐름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의 임기는 이날인 9일 자정으로 종료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서울 시내 모처에서 지내면서 국방부 등과 연결된 핫라인을 통해서 다음날인 10일 0시까지 군통수권을 행사한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리는 윤 당선인의 취임식에 참석한 뒤 경남 양산시에 있는 사저로 향하게 된다. 사저 인근에서도 주민과 지지자들이 모일 것이므로 문 대통령은 마을회관 앞에서 임기를 마친 소회 등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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