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연수·박순철·박은석 등 금융 경험자 하마평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2일 공식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후임 인사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금감원장이 물갈이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그동안 경제·금융 관료 출신 인사가 차기 금감원장 하마평에 올랐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금감원의 감독업무 특성을 고려해, 검찰 출신 인사가 새 수장이 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 정은보 금융감독원장이 지난 12일 공식 사의를 표명한 가운데, 후임 인사를 두고 관심이 쏠린다./사진=미디어펜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 원장은 전날 새 정부 출범에 발맞춰 공식 사의를 표명했다. 

지난해 8월 6일 취임한 정 원장은 아직 임기의 절반을 채우지 않았다. 금감원장의 법적 임기는 3년이다. 특히 금융위원회 사무처장, 기획재정부 차관보, 금융위 부위원장, 한미방위비부담 협상대표 등, 주요 요직을 두루 거친 엘리트 인사라는 그의 배경을 고려해 유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지난 5일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사의를 표명한 데다, 전 정권 인사라는 점을 의식해, 정 원장도 자리에서 물러나기로 결심한 모습이다.

정 원장이 사의를 표명함에 따라, 차기 금감원장을 누가 맡을 지에 대한 관심도 쏠린다. 그동안 차기 금감원장 후보로 김용범 전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찬우 금감원 수석부원장, 이병래 한국공인회계사회 대외협력부회장,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 

학계에서는 최종학 서울대 경영학부 교수, 신성환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등이 거론됐다. 두 교수는 이번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 몸담았던 전력이 있다. 

하지만 이들과 함께 검찰 출신 인사가 발탁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거론되는 인사로는 정연수 김앤장 변호사, 박순철 전 남부지방검찰청장, 박은석 법무법인 린 변호사 등 3인이다. 3인 모두 과거 금융당국에서 업무한 경험이 있고, 윤 대통령과 동일한 서울대 법대 출신이다. 

우선 정 변호사는 1984년 제26회 사법시험을 합격한 후, 1987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남부지검 경제·금융 전담 부장검사, 대전지검 홍성지청장, 수원지검 성남지청 차장검사 등으로 활약했다. 2013년부터 김앤장에서 변호사로 활동 중이다. 

금감원에서 2008∼2011년 자본시장조사본부장(부원장보)을, 2011~2013년 부원장보로서 기업공시·금융투자업검사·자본시장 조사 담당을 맡아 관련 업무에 정통하다. 

박 변호사는 1988년 제30회 사시에 패스해 1994년 서울지검 남부지청 검사로 임관했다. 이후 서울지검·부산지검 검사, 대구지검 제2차장검사, 창원지검 차장검사를 차례대로 맡았고 2014년 서울고검 검사로 지내다 명퇴했다. 

금감원에서는 2014~2015년 감찰실 국장을, 2016~2018년 자본시장조사1국장으로 각각 근무한 경험이 있다. 최근(2018~2020년) 서울남부지검 증권·금융전문수사자문위원으로 활약했다.

박 전 지검장은 1992년 제34회 사시에 패스해 1995년 부산지검에서 검사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중앙지검 부부장검사·특수3부장검사, 청주지검 부장검사, 서울고검 형사부장검사, 창원지검·의정부지검·서울남부지검에서 각각 검사장을 거쳤다. 지난 2020년 12월 변호사사무소를 개소해 현재 대표변호사를 맡고 있다. 

지난 2009년 1월 금융위원회에 파견돼 업무한 바 있다. 

차기 기용될 금감원장이 개편된 금융감독 체계를 유지할 지도 관심이 쏠린다. 정 원장은 취임하면서, 기존 종합·부문검사를 정기·수시검사로 검사체계를 개편해 각종 위험요인을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특히 업무 수행 원칙으로 △법과 원칙에 따른 금융감독 행정 △사전적·사후적 감독의 조화·균형 △사전 예방적 금융소비자 보호 등을 내걸어, 잠재하는 금융리스크를 관리하는 데 주력했다. 

다만 최근 우리은행 직원의 614억원 횡령사건을 감지하지 못해, 부실 감독 논란을 빚었다. 또 펀드(디스커버리·이탈리아헬스케어 등) 환매 중단 사태가 수년째 답보 상태를 이어오고 있어, 각종 현안을 풀어나갈 해결사가 시급한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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