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자 0”이라던 北 12일 첫 확진자 밝히며 “35만여명 집계”
南정부 지원 의사 듣고도 같은 날 오후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앙무진 “분리 전략 또는 새정부 반응·한미 협조체계 탐색 의도”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12일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을 처음 공식 발표한 이후 13일에는 지난 4월부터 열병이 전국으로 폭발적으로 전파돼 지금까지 35만여 명의 유열자가 집계됐다고 밝혔다. 

또 12일에만 하루 1만8000여 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지금까지 18만7800여 명이 격리돼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6명(그 중 스텔스오미크론 확진자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감염자가 단 한 명도 없다고 주장해온 북한이 확진 사실을 인정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의 구체적인 보도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은 지난 달 연 열병식이 계기가 된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4월 25일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건 90돌 경축 열병식을 거대하게 치렀다. 

이번 열병식 참석자들은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수개월에 걸쳐 연습했고, 실제 열병식에는 2만 명이 동원됐으며, 열병식 당일 그 누구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부총장은 “4월 25일 인민혁명군 창건 90돌 전후 코로나 발생을 숨겨오다가 확진 지역이 전국적으로 확산됨으로서 공개 방역으로 전환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북한에서 4월 25일 열병식을 계기로 오미크론이 전국적으로 확산된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인접한 중국에서 오미크론이 맹위를 떨치고 있는데 북한에서 대규모 군중이 참석하는 열병식을 개최한 것은 북한이 그들의 방역 역량을 과신한 것”이라고 말했다.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25일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주년 경축행사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각급 부대 지휘관들을 만나 축하해줬다고 당 기관지 노동신문이 26일 밝혔다. 2022.4.26./사진=뉴스1

그런데 수십만명의 코로나19 확진자 발생으로 12일 정치국회의가 소집됐다고 당일 오전 9시쯤 밝힌 북한은 같은 날 오후 6시 30분쯤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 3발을 발사했다. 이는 올해 들어 16번째이자 윤석열정부 출범 이후 첫 무력도발이다. 초대형 방사포로 추정되며, 대남용 대표 무기이다.

이에 대해 대통령실도 같은 날 오후 늦게 국가안보실 안보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코로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를 개탄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13일에도 “북한이 12시간 간격으로 상반된 말과 행동을 했다고 본다”고 지적하고 “북한의 인도적 상황을 우려한다. 국제사회와 함께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지 지켜보겠다. 동시에 북한이 도발을 하면 또 거기에 맞는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이 코로나19 확진자 첫 발표를 하고 남한정부가 백신 등 의약품 지원 입장을 내비친 상황에서 같은 날 오후에 무력도발을 한 것은 여러가지 해석을 낳게 한다. 남한의 새정부를 떠보기 위한 것일 수도 있고, 북한 내부적 요인일 수도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코로나와 국방력 강화는 별개라는 인식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동시에) 새정부의 반응을 보면서 새정부와 미국과의 협조 체계에 대한 탐색 의도로도 해석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양 교수는 이어 “북한의 코로나와 국방력 강화의 분리 전략이 유지된다면 오는 21일 한미 정상회담 전후로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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