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총액 824조, 30대 2금융권 주담대 비중 38% '위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킨 30~40대가 3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시장 과열에 맞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 '빚투'(빚내서 투자)에 뛰어든 모습이다. 

특히 지난해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총량규제 여파로 시중은행 대출이 막히면서 20~40대를 중심으로 대출잔금을 마련하기 위해 2금융권 주담대를 대거 이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 주택담보대출을 일으킨 30~40대가 300만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6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받은 '연령별 주택담보대출 현황'에 따르면 3월 말 현재 주담대 보유자는 635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30∼40대 주담대 보유자는 295만 5000명으로 전체 주담대 보유자의 46.3%를 점유했다. 통계청 기준 이 시기 30~40대 인구수 1483만명에 견주면 5명 중 1명꼴로 주담대를 보유한 셈이다. 

대출잔액을 기준으로 보면 총액 823조 5558억원 중 30~40대는 439조 5318억원으로 52.6%에 달했다. 특히 20대와 30대는 전체 주담대에서 2금융권이 차지하는 비중이 각각 41.2%, 37.2%로 가장 높았다. 전체 연령대의 주담대 총액 대비 2금융권 비중이 35%인데, 이를 훨씬 상회한 것이다. 

주담대 총액의 경우 최근 2년간 급증했는데, 2금융권을 중심으로 늘어난 모습이다. 그 중에서도 20~30세대가 부동산 투자를 위해 제2금융권에 의존한 점은 우려를 자아낸다. 20대의 주담대는 2019년 12월 말 15조 4220억원이었지만, 2021년 12월 말 20조 424억원으로 30% 급증했다. 특히 이 기간 은행권 주담대 총액이 18.7% 증가했는데, 2금융권 주담대 총액은 52.5% 폭증했다. 

30~40대의 주담대 총액은 2019년 12월 말 394조 8734억원에서 2021년 12월 말 437조 1017억원으로 10.7% 증가했다. 이들도 은행권 주담대 총액이 3.6% 증가하는 데 그쳤지만, 2금융권에서는 26.7%나 증가했다. 

50대 주담대 총액은 2019년 12월 말 204조 740억원에서 2021년 12월 말 208조 8696억원으로 2.3% 증가했다. 은행권 주담대 총액이 1.7% 역신장한 반면, 2금융권 주담대 총액은 12% 증가했다. 

60대 주담대 총액은 2019년 12월 말 135조 3457억원에서 2021년 12월 말 152조 3889억원으로 12.6% 성장했다. 은행권 주담대 총액이 10.5% 증가했고, 2금융권 주담대는 16.8% 증가했다. 

20대를 비롯 전 계층이 대거 '내 집 마련'에 뛰어든 가운데, 지난해 시중은행 대출규제 여파로 2금융권 대출 쏠림현상을 빚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기준금리 인상, 차주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규제지역별 담보가치인정비율(LTV) 차등화 정책 등이 겹치면서 대출수요가 한동안 잠잠했지만, 주담대를 중심으로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전 연령대의 주담대 총액은 지난해 12월 말 818조 4000억원이었지만, 3월 말 823조 5000억원으로 0.6% 증가했다. 

총액 증감률을 연령별로 보면, 20대 1.6% 감소, 30대 0.1% 감소, 40대 1% 증가, 50대 0.2% 증가, 60세 이상 1.7% 증가를 각각 기록했다. 은행권 주담대 총액이 줄어든 대신, 2금융권 총액이 증가해 '대출의 질'은 떨어진 것이다. 

한국은행 자료에 따르면 4월 말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한 달 전보다 1조 2000억원 늘어난 1060조 20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12월부터 대출 감소세가 이어졌지만 5개월만에 증가로 전환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LTV 규제완화를 시사했지만, 추가 금리상승이 예고돼 있고 DSR 규제는 유지한다고 밝혔다. 현재로선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며 "금리 상승기에 (금리가 높은) 2금융권 주담대가 급증했다는 점에서 차주들이 부채 관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진 의원은 "집값 상승, 코로나19 등의 영향으로 규모가 커진 주택담보대출이 대출금리 인상, 고물가 저성장 현상과 맞물려 부실 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가 회복될 때까지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해 포스트코로나 시대로의 연착륙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