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이자이익 19.2% 불과…"당국, 은행 신사업 유연한 태도 취해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KB·신한·하나·우리·BNK·DGB·JB 등 국내 7대 은행그룹의 이자이익이 총이익의 80.9%에 달해 글로벌 모범사례에 견줘 수익구조가 불균형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 이자이익 중심의 성장구조는 경기변화에 민감해 지속성장이 어렵다는 평가다. 지주사들이 M&A, 포괄적 전략적 제휴, 전문인력 확보 등으로 비은행 자회사의 역량을 강화하고, 은행과 유기적 협력체계를 구축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23일 김우진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국내 은행그룹의 비이자이익 원천 분석 및 시사점' 제하의 보고서에서 "국내 은행그룹의 수익구조는 국제적 모범사례와 비교해 여전히 불균형적인 것으로 평가된다"며 "기존 은행 중심 비이자이익 확대 전략은 한계가 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현재 7대 은행그룹의 비이자이익은 11조 2000억원으로 총이익의 19.2%에 그쳤다. 

   
▲ KB·신한·하나·우리·BNK·DGB·JB 등 국내 7대 은행그룹의 이자이익이 총이익의 80.9%에 달해 글로벌 모범사례에 견줘 수익구조가 불균형적이라는 평가가 제기됐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020년 말 기준 7대 은행그룹의 비이자이익은 총이익의 19.1%로, 4대 금융지주사가 22.3%, 지방지주 3사가 14.9%였다. 글로벌 100대 금융회사의 총이익 대비 비이자이익 비중이 40.8%인 것을 고려하면 격차가 상당하다. 

분석단위를 '지주'가 아닌 '은행'으로 한정하면 비이자이익은 4조 7000억원으로 총이익 대비 14.4% 수준에 그쳤다.

국내 금융권과 어깨를 나란히 한 51~75위권 은행들의 경우 비이자이익 비중 평균이 37.0%에 달했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은행이 이자이익 중심의 대차대조표 성장을 주로 하게 되면 경기에 민감한 수익구조를 노정함으로써, 경기대응 정책의 기대효과가 약화되며 은행의 지속성장이 저해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은행 중심으로 비이자이익을 확대하려는 기존 전략을 재고할 필요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수수료이익 △유가증권 관련 이익 △외환·파생 관련 이익 △신탁 관련 이익 등이 대표적인 은행권의 비이자이익이다. 

대신 인수합병(M&A), 포괄적인 전략적 제휴, 전문인력 확보 등으로 비은행 자회사 역량을 강화하고, 은행과 비은행 자회사 간 유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해 그룹 차원의 부외거래로 성장을 도모하라는 지적이다. 

대표적으로 세계 9위의 미국 웰스파고(Wells Fargo) 은행그룹은 비이자이익 비중이 44.5%에 달하는데, 수수료이익(24.7%) 외에도 2008년 말 인수한 와코비아(Wachovia) 은행그룹의 비은행 이익이 합산된 덕분이라는 설명이다. 

금융당국도 금융업의 안전성에 치우치기 보다 좀 더 유연한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지적이다. 김 선임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은 국내 은행그룹이 벤처투자나 비금융 플랫폼 확대를 통해 새로운 비이자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도록 금융산업의 안전성만 고려해 신사업 추진에 유보적 의견을 제시하기보다 유연성을 발휘해 적극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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