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IB 등 사업역량 따라 신용등급 조정 희비 갈려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올해 1분기부터 국내 주요 증권사들의 실적이 급격하게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각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다올‧한화투자증권 등의 신용등급이 오른 반면 나이스신용평가는 SK증권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앞으로도 중소형 증권사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따라 신용등급과 실적에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뒤따른다.

   
▲ 한화투자증권(사진)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에 연이어 변화가 일면서 업계 관심도 커지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들어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에 대한 신용등급 재산정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예를 들어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는 다올투자증권의 신용등급을 기존보다 한 단계 상향한 'A(안정적)'로 부여했다. 아울러 한화투자증권에 대해서도 'AA-(안정적)'로 등급을 올렸다. 

대외 불확실성으로 국내외 증시가 휘청거리고, 증권사들의 실적도 꺾이는 시점에서 이번 등급 상향은 다소 의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실제로 한화증권은 지난 1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을 각각 5127억원, 445억원으로 공시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8.7%, 26.2% 각각 줄어든 수준이다.

그러나 투자은행(IB) 부문의 선전이 좋은 평가를 받았다. 지난 분기 한화증권의 IB 순영업수익은 415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무려 95.8% 증가한 수준이다. 이재우 한국신용평가 연구원 역시 "작년 하반기부터 브릿지론(Bridge Loan) 등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영업이 확대되면서 IB 수익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한편 다올투자증권은 1분기에 ‘역대급’ 실적을 거뒀다. 다올투자증권은 1분기 영업이익으로 571억원을 시현하며 전년 동기 대비 13.3% 증가한 실적을 냈다. 같은 기간 순이익도 13.7% 증가한 498원을 올렸다. 상당수의 증권사들이 올해 들어 실적이 빠르게 악화된 것과는 반대되는 모습이다. 아울러 다올 역시 IB 부문의 실적 호조가 신용등급 향상에 좋은 영향을 줬다.

등급이 올라간 사례만 있는 것은 아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SK증권의 장기신용등급 등급전망을 기존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내렸다. 최근 들어 2개 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점이 등급전망에도 나쁜 영향을 준 양상이다. IB 부문에 있어서도 영업 확대와 사업다각화 지분투자를 하는 과정에서 우발부채가 증가한 점이 좋지 않은 영향을 줬다.

달라진 신용등급 성적표를 받아든 증권사들 앞에는 여전히 쉽지 않은 영업환경이 기다리고 있다. 실적이 꺾이면서 증권사들의 주가는 너나 할 것 없이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공교롭게도 최근 신용등급에 변화가 있었던 한화‧다올‧SK증권 모두가 최근 52주 신저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시 열풍이 끝나가는 시점에서 증권사들의 IB 역량이 점점 더 중요시되는 분위기”라면서 “지난 2년간은 거의 모든 회사가 좋은 성적을 냈지만 이제부터가 각 회사별 역량이 드러나는 시점”이라고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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