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민서 기자] 제75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배우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박찬욱 감독이 감독상을 나란히 수상하며 한국 영화 역사를 새로 썼다. 

한국 영화가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받아 수상까지 한 것은 지난 2019년 한국 영화 사상 처음으로 황금종려상을 탄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이후 3년 만이다. 

   
▲ 28일(현지시간) 송강호가 영화 '브로커'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사진=더팩트, '브로커' 포스터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제75회 칸 영화제 시상식에서 송강호는 남우주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송강호에게 한국 영화 역사상 첫 칸 남우주연상의 영예를 안겨준 영화 '브로커'(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는 베이비 박스를 둘러싸고 관계를 맺게 된 이들의 예기치 못한 특별한 여정을 그린 작품이다. 송강호는 베이비 박스 속 아기를 아이가 필요한 부부에게 판매하는 상현 역을 맡았다. 

송강호는 영화 '밀양'(2007)으로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로 칸 영화제 연기상을 수상한 한국 배우가 됐다. 아시아 배우가 이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은 것은 영화 '화양연화'(2000) 양조위, '아무도 모른다'(2007) 야기라 유야에 이어 세 번째다. 

송강호는 영화 '괴물'(2006), '밀양',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2008), '박쥐'(2009), '기생충'(2019), '비상선언'(2021)으로 칸 레드카펫을 일곱 번 밟았다. 그는 칸 경쟁 부문에만 4회 초청되며 한국 배우 최다 초청 기록을 세운 끝에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송강호는 수상자 호명 직후 배우 강동원, 고레에다 감독과 포옹으로 기쁨을 나눴다. 

무대에 오른 그는 불어로 감사 인사를 짧게 전한 후 "정말 감사하고 영광스럽다"면서 '브로커'의 고레에다 감독과 출연 배우 강동원, 이지은(아이유), 이주영, 배두나에게 영광을 돌렸다. 

이어 그는 "2층에 아내가 와있는데 큰 선물이 된 것 같다. 이 트로피의 영광과 영원한 사랑을 바친다"면서 "끝으로 수많은 영화 팬들에게 이 영광을 바친다"고 말했다. 

   
▲ 28일(현지시간) 박찬욱 감독이 영화 '헤어질 결심'으로 제75회 칸 국제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사진=더팩트, '헤어질 결심' 포스터


박찬욱 감독은 11번째 장편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품에 안았다. 

박 감독은 영화 '올드보이'(2004)로 이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박쥐'(2009)로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아가씨'(2016)로 경쟁 부문에 초청받은 바 있으며, 감독상은 이번이 처음이다. 

한국 감독이 칸 영화제 감독상을 받은 것은 영화 '취화선'(2002) 임권택 감독 이후 두 번째다. 

박찬욱 감독에게 감독상의 영광을 안겨준 영화 '헤어질 결심'은 산에서 벌어진 변사 사건을 수사하게 된 형사 해준(박해일 분)이 사망자의 아내 서래(탕웨이 분)를 만나 의심과 관심을 동시에 느끼며 시작되는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은 경쟁 부문 초청작 중 최고점인 3.2점을 받으며 황금종려상의 가장 강력한 후보로 예측됐다. 

박 감독은 시상대에 올라 "코로나19 시대를 겪으면서 온 인류가 국경을 높이 올린 때도 있었지만, 하나의 단일한 공포와 근심을 공유할 수 있었다"면서 "영화와 극장에 손님이 끊이지 않는 시기가 있었지만 그만큼 극장이란 곳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우리 모두가 깨닫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이 역병을 이겨낼 희망과 힘을 가진 것처럼 우리 영화와 영화인들도 영화관을 지키면서 영화를 영원히 지켜내리라고 믿는다"고 했다. 

끝으로 박 감독은 출연 배우인 박해일, 탕웨이, 정서경 각본가 등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한편, 올해 칸 영화제에는 경쟁, 비경쟁 부문을 합쳐 한국 영화 5편이 초청 받았다. 최고 작품상인 황금종려상은 영화 '슬픔의 삼각형'(감독 루벤 외스틀룬드)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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