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니면 안 된다'에 조희연 3선 가능성↑…정당 없는 인물론 한계
'보수진영 단일화' 최대 변수지만 주요 후보들 모두 '완주' 의지 보여
[미디어펜=김규태 기자] 이번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3선에 도전하는 조희연 현 서울시교육감에게 상당히 유리한 구도가 연출되고 있다. 4년 전과 유사하게 범보수 진영 후보가 3명이나 난립해서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조희연 후보가 어부지리로 당선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8년 전에는 문용린-고승덕 후보가 분열해 조 후보가 당선됐고, 4년 전에는 박선영-조영달 후보가 표를 갈라가지면서 승리를 헌납했다.

경기도교육감의 경우 임태희 후보로 압축되면서 1대1 구도이지만, 서울의 경우 정반대 양상이다.

특히 투표 당일 받아볼 서울시교육감 투표용지를 보면 조희연 현 교육감(후보)을 비롯해 후보자 6명이 적혀 있다. 유권자 입장에서 누구를 찍든 해당 후보의 공약과 정체성에 대해 쉽게 알기 힘든 구조다.

   
▲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시교육감 후보로 출마한 박선영, 조영달, 조전혁, 조희연 후보(ㄱㄴㄷ순). /사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공


서울시교육감은 예산 규모 면에 이어 경기도교육감 다음이지만 수도라는 상징성에 비춰 '교육 소통령'으로 불리는 자리다.

보수진영 주요 후보는 박선영, 조영달, 조전혁 후보로 꼽힌다. 여론조사 상으로도 그렇다.

문제는 이 세 후보가 도토리 키재기식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점이다.

본보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가장 최근 등록된 서울시 단위 여론조사 5건을 분석해 본 결과, 세 후보의 통합 지지도는 평균 35.3%로 조희연 후보에 비해 6% 포인트 많지만 그뿐이다.

표준편차를 살펴보면 조전혁 후보 ±6.4%, 박선영 후보 ±2.3%로 자기 평균 지지도 규모에 비해 변동 폭이 크다. 조희연 후보(0.09) < 박선영 후보(0.17) < 조영달 후보(0.31) < 조전혁 후보(0.40) 순으로 변동성(표준편차/지지도)이 높다. 조희연 후보의 평균 지지도가 가장 높은 반면, 표준편차가 가장 적어 표심의 결집도와 안정성에서 타 후보에 비해 압도적이다.

여기서 조전혁 후보는 자기 평균 지지도(15.8%)에 비해 표준편차가 40%에 달해 이번 지방선거 실제 득표율을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 이 표는 2022년 5월 23일 이후 서울시교육감선거와 관련해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에 가장 최근 등록된 서울시 단위 여론조사 5건을 항목별로 따로 정리한 것이다. 이 표는 각 후보별 지지도 및 부동층 여론(지지후보 없거나 모름, 무응답 등)을 나타냈다. 각 여론조사의 오차범위는 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또는 ±3.5%포인트다(표의 해당 항목 참조). 각 여론조사 결과는 공직선거법 및 선거여론조사기준에 따라 등록됐다. 각 조사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의 여론조사결과현황 게시판에서 확인할 수 있다. /표=미디어펜


향후 후보 단일화 실패의 책임은 세 후보 모두에게 고스란히 돌아갈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보수 유권자 일각에서는 이 세 후보 모두를 찍지 말고 15% 미만으로 득표하게 해, 단일화를 하지 못한 것에 대해 일종의 '응징'을 해야 한다는 내부비판도 나온다.

유효투표 총수의 15% 이상 득표해야 지출한 선거비용 전액을 보전 받고, 10% 이상 15% 미만 득표한 경우에는 절반을 보전한다.

세 후보 모두와 관련해 "단일화 없이는 질게 뻔한데 이번 선거에서 선거비라도 보전 받는다면 4년 뒤 2026년 지방선거에 또 나올 것"이라는 비관적 관측까지 나올 정도다.

세 후보는 '조희연식 교육 더 이상 안된다'면서도 '자기 자신 아니면 안 된다'는 식의 태도로 일관해 보수 유권자들의 실망을 사고 있다.

지난 2018년 선거에서는 진보(좌파) 교육감이 전국 시도 17곳 중 14곳을 싹쓸이했다. 이번에는 다소 줄어들 전망이지만 서울시교육감 자리는 이번에도 조희연 후보가 가장 유리한 형국이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지지 정당을 내걸은 후보에게 표심이 쏠리는 지방선거 특성상, 교육감 선거가 아직도 유효한지에 대한 근본적 물음부터 답해야 할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