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내 앞서던 김은혜, 새벽 5시 30분 김동연에 따라잡혀
0.15%p 초접전 승부 펼쳐 20대 대선보다 더 심장 쫄깃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근소한 차이로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앞지르며 경기도지사에 당선됐다. 이로써 6·1지선에서 참패한 민주당이 구사일생의 기회를 얻게 됐다.

김동연 민주당 후보는 전날(1일) 공식 투표가 종료된 이후 공개된 방송3사(KBS·MBC·SBS)와 JTBC 출구조사에서 각각 48.8%, 48.5%로 김은혜 후보(49.4·49.6%)에게 열세를 보였다. 

하지만 이날 오전 1시 30분께 개표율이 50%를 넘어가면서부터 김동연 후보가 맹렬히 추격에 나서 격차를 줄인 끝에 오전 5시 30분께 개표율 96.6%에서 처음 역전했다. 

   
▲ 김동연 더불어민주당 경기도지사 후보가 2일 오전 7시께 김은혜 국민의힘 후보를 상대로 역전에 성공한 뒤 당선을 확정지었다. /사진=KBS 방송화면 캡처


이어 한 시간 뒤인 개표율 99.4%에서는 김동연 후보가 득표율 49.06%, 김은혜 후보와 0.15%포인트 차이로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다. 

그러자 김은혜 후보는 "존경하는 경기도민 여러분 과분한 지지에 감사드린다"라며 "최선을 다했지만 저의 부족함으로 승리하지 못했다. 경기지사에 당선되신 김동연 후보님께도 축하 인사드린다"라고 밝히며 패배를 인정했다.

김 후보가 막판 뒤집기로 지선 참패로 위기에 빠졌던 민주당의 마지막 체면을 지킴에 따라 일각에서는 차기 대권 주자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김 후보가 승리를 쟁취한 경기도는 수도권 인구 1356만명이 거주하는 곳이자 투표결과가 곧 민심으로 연결되는 지역이다. 따라서 이번 승리가 가지는 정치적 상징성과 의미는 매우 특별하게 여겨진다.

특히 경기도는 새벽 3시가 지나서까지 당선자가 예측되지 못할 만큼 최대 접전지이자 핵심 승부처였기에 이번 승리로 김 후보가 당내 입지를 확보하는 것에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전임 경기도지사인 이재명 민주당 총괄선대위원장이 지방정부를 운영했던 경험을 발판 삼아 대선 후보로 출마한 사례가 있어 대권 도전 기회도 취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 2일 오전 김동연 후보가 당선이 확실해진 시점에 일어나 꽃다발을 받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사진=KBS 방송 화면 캡처


이에 김동연 후보는 “1400만 도민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제가) 드린 약속 겸손하게 늘 소통하면서 차곡차곡 실천하겠습니다. 경기도와 경기도민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 항상 노력하겠습니다”라며 역전 소감을 밝혔다.

앞서, 경기도는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경기도지사 출신인 이재명 후보에게 약 5% 포인트 뒤처진 곳이다. 따라서 6·1지방선거에서 윤심과 명심이 다시 한 번 격렬히 충돌할 것으로 예상됐다.

덕분에 선거운동기간 동안 경기도지사 후보들은 승리를 위해 치열한 경쟁을 피할 수 없었다. 이에 두 후보는 각자 자신에게 제기된 의혹에 난항을 겪으며 고군분투 했다. 

우선 김동연 후보는 선거기간 동안 이재명 총괄선대위원장의 대장동 리스크를 감내해야 했다. 또 총리 재임기간 일감 몰아주기 의혹과 김포공항 이전 등 민주당의 내홍으로 곤혹을 치렀다.

김은혜 후보도 의혹을 피해갈 수 없었다. 김 후보는 자녀 황제 유학 및 가짜 경기맘 이슈와 KT인사 청탁 등으로 난처한 상황을 맞이했다.

그러나 두 후보의 치열한 공방전을 결정지은 것은 윤심과 명심 등이 아니라 선거직전 공표된 김은혜 후보의 재산축소 신고 문제와 뒤늦게 개표 된 부천, 의정부, 안양시의 사전 투표함인 것으로 파악된다.

윤심의 김은혜 후보는 허니문 효과를 등에 업고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지난 30일 선거관리위원회가 김은혜 후보에게 제기된 재산축소 신고 문제를 인정함에 따라 미묘한 분위기가 흘렀다.

더불어 선거 당일에는 각 투표소 마다 김은혜 후보의 재산축소 신고 문제가 게시돼 부동층의 마음을 흔들었다. 또한 잠들었던 민주당 강세 지역의 사전투표함이 김동연 후보에게 열리며 결국, 김 후보가 역전의 신호탄을 쏠 수 있게 됐다. 

한편, 경기도지사로 당선된 김 후보는 경제관료 출신으로 지난 문재인 정부시절 경제부총리를 역임한 바 있다. 이어 2021년 정당 ‘새로운물결’을 창당하고 지난 20대 대선 후보로 출마하며 전국적인 인지도를 쌓았다. 

이후 그는 대선에서 정치교체를 위해 이재명 후보와 단일화 및 더불어민주당과 합당을 선언한 뒤 6·1지방선거에서 경기도지사로 당선돼 첫 선출직 공직자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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