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안보리에서 난처해진 中 고려…전술핵무기 완성 극적효과”
美랜드연구소-아산연 “북 2027년 핵무기 200개·ICBM 수십발 보유”
[미디어펜=김소정 기자]북한이 지난 5일 8발의 탄도미사일을 무더기로 발사한 이후 관련 내용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매체들은 7일까지도 관련 내용에 침묵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제재 채택에는 반대하지만 실은 북한에 자제할 것을 압박하고 있는 중국을 고려한 것이란 관측이 있다. 이와 함께 북한이 조만간 단행할 7차 핵실험을 염두에 두고 마치 ‘폭풍 전의 고요’와 같은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앞서 북한은 5일 오전 9시 8분경부터 9시 43분경까지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각각 2발씩 쏘았다. 북한이 8발의 탄도미사일을 한꺼번에 발사한 것은 상당히 이례적이다.

전문가들은 현재 북한이 진행 중인 다양한 종류의 소형 전술핵탄두 개발 계획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분석하면서 최근 한미 및 한미일의 강경 대응방침에도 불구하고 강대강 대결을 피하지 않겠다는 북한의 강력한 입장이 나타난 것으로 평가했다.

아울러 북한이 지난 3월 신형 ICBM 화성-17형을 발사하고 홍보영상까지 공개한 것과 달리 5월부터 6월까지 9일에 한번 꼴로 무력시위를 벌이면서도 일절 보도하지 않고 있는 것에 대해 7차 핵실험을 통해 ‘전술핵무기 완성’을 선포할 때 극적 효과를 노린 것이란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북한은 지난 5월 4일 ICBM, 7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12일 초대형방사포(KN-25)를 발사했다. 그리고 25일 ICBM  ‘화성-17형’과 북한판 이스칸데르인 KN-23 두 발을 섞어서 잇따라 발사했다. 그리고 6월 5일 오전 4곳 지점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탄도미사일(SRBM) 총 8발을 발사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은 먼저 “북한이 이번 미사일 발사로 남한에 대한 동시 공격능력을 발전시키고, 미사일 발사 원점을 다양화해서 한미의 선제타격을 어렵게 할 수 있는 능력을 과시했다”면서 “이럴 경우 한미의 즉각적인 탐지 및 요격 능력도 제한될 수밖에 없어 한국의 전략사령부 창설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북한 매체들이 5일의 단거리탄도미사일 8발 발사에 대해 침묵하고 있는 것은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고조로 윤석열정부가 사드 추가배치 결정을 내릴 것을 우려하는 중국의 대북 자제 압력때문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 북한이 조선인민혁명군(항일 빨치산) 창건 90주년을 맞아 25일 저녁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개최한 열병식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와 리설주 여사가 참석해 주석단에서 인사하고 있다. 2022.4.26./사진=뉴스1

그는 “올해 들어 북한이 ICBM을 시험발사해도 중국과 러시아가 유엔 안보리에서 대북제재 채택에 반대하고 있지만 이로 인해 중국은 국제적으로 매우 난처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따라서 김정은 총비서가 직접 참관하는 ICBM 시험발사 성공이나 핵실험과 같은 큰 이벤트를 제외하고는 일절 보도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특히 정 센터장은 “북한으로서는 코로나19 확산을 극복하기 위해 중국의 의약품과 의료지원이 필수적이기 때문에 중국의 요구를 부분적으로나마 수용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과거와 달리 최근 북한의 언론보도가 중국어로 번역돼 SNS 등을 통해 중국인에게 신속하게 전달되는 것도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정 센터장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이후 연이은 침묵은 조만간 단행할 7차 핵실험을 염두에 둔 것으로 ‘폭풍 전의 고요’와 같은 것”이라면서 “북한은 7차 핵실험을 통해 ‘전술핵무기 완성’을 대내외에 선포하고, 한국과 힘의 대결에서 우월적 지위를 과시하려고 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2021년 4월 미국의 랜드연구소와 한국의 아산정책연구원이 공동으로 발간한 보고서 ‘북핵 위협,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따르면 북한이 2027년까지 핵무기 200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수십 발과 핵무기를 운반할 수 있는 한반도 전구급 미사일 수백 발을 보유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정 센터장은 “랜드연구소와 아산정책연구원의 예상대로 북한의 핵무기 수가 증가한다면 북한은 2027년이 되면 핵무기 보유량에서 파키스탄, 인도, 이스라엘을 능가할 수 있다”며 “이처럼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이 고도화될수록 북미 간의 적대관계는 더욱 심화하고, 한국은 북한에 의해 계속 무시당하고 패싱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북한이 이달 상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5차 전원회의를 연다고 예고해 북한의 핵실험 시점과 어떻게 관련될지 주목된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이 전원회의에서 핵실험을 실시하겠다는 결정서를 채택하고 행동에 옮길 것이란 전망이 나오기 때문이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까지 나서 6일(현지시간) “북한이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핵실험장의 갱도 가운데 한 곳을 재개방한 징후를 포착했다”고 말하고, 미국 국무부 대변인이 7일 “이것은 긴급 상황”이라고 말하고 있어 북한이 전원회의 시기와 상관없이 7차 핵실험 단추를 누를 모든 준비가 끝났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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