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비대위원 무계파 편중돼…쇄신·혁신성 부족 지적 일어
오명 벗기 위해 청년·여성·노동 비대위원…혁신 인재 등용해야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오는 10일 더불어민주당의 새 지도부로 출범 예정인 혁신형 비상대책위원회를 두고 ‘반쪽짜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민주당이 지난 6일 당의 위기 수습을 위해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고 혁신과 쇄신을 강조했음에도 불구 혁신과 거리감이 먼 비대위원을 선출하자 당 안팎에서 탄식이 나오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 7일 대선과 지선 연패를 수습하고 내홍을 진화하기 위해 혁신형 비대위를 일부 구성했다.

비대위원은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선수별 추천을 거쳐 3선 한정애, 재선 박재호, 초선 이용우 의원을 선출했다. 더불어 원외위원으로 김현정 원외위원장협의회장, 당연직으로 박홍근 원내대표를 포함시켰다.

   
▲ 더불어민주당이 6월 10일 당의 위기 수습을 위해 우상호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대위를 출범한다. 왼쪽부터 한정애, 박재호, 이용우, 김현정, 박홍근 비대위원 /사진=미디어펜 김상문·각의원실 제공


비대위원장은 단기간에 당의 갈등을 조율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현역 중진의원인 4선 우상호 의원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

우 의원은 당내 계파색이 옅어 당내 의원들과 소통이 원활하고,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만큼 계파갈등 해소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있다.

박홍근 당대표 직무대행은 지난 8일 기자간담회에서 “(우상호 의원은) 현역 중진으로서 당내 의원들의 관계를 원만히 해결할 수 있는 강점이 있다”라며 추대 이유를 밝히고 새 지도부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하지만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외부에서 비대위를 바라보는 시선은 곱지 않다. 혁신을 거듭 강조하며 쇄신을 외쳤지만, 비대위가 가진 제한된 권한과 편중된 인사로는 혁신을 이끌 수 없다고 분석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다양한 계층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며 비대위원을 초선부터 3선까지 각 1명씩 선출했다. 하지만 선수만 다를 뿐 선출된 의원 다수가 86세대 운동권 출신이다. 다양성 반영이라는 취지가 무색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또한 비상상황에 빠진 당을 수습하는 비대위원은 엄중한 잣대와 공정성을 기반으로 당을 이끌어가야 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하지만 재선 비대위원으로 선출된 박재호 의원(부산 남구을)은 지난 2018년 6월 대법원으로부터 공직선거법위반등으로 벌금형을 확정받은 바 있다.

진정성 있는 반성과 쇄신을 이끌어야 할 비대위원이 전과자라는 점부터 모순으로 지적된다. 더불어 모순에 빠진 지도부가 쇄신을 주문할 경우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꼬리를 문다.

이에 일각에서 민주당의 비대위 구성을 두고 “내로남불”, “도로민주당” 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장성철 대구 가톨릭대 교수는 "(민주당이) 사람이 없냐는 비판을 받을 수 밖에 없다. 혁신을 하려면 최소한 외부 인원을 배치하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라며 "내부 인원만으로 혁신과 개혁을 이야기 하는 것은 구조적으로 불가능하다"라고 지적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도 비대위 구성이 내부에 편중됐다는 지적에 "민주당은 내부의 목소리가 많다. 하지만 분출하는 당심에도 민심은 화답하지 않았다"라며 "당심과 민심이 충돌할 때 민심을 들을 수 있는 외부 인원을 등용하고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반영해야 발전할 수 있다"라고 조언했다.

따라서 우상호 비대위가 반쪽짜리라는 오명을 벗고 완성형이 되기 위해서는 공석인 노동·청년·여성 몫의 비대위원을 ‘계파 갈등’에만 초점을 맞춰 선출할 것이 아니라 혁신성을 가진 새 인물을 등용하는 방안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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