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적 대출취급액 3500억원 돌파…자생가능한 소상공인 솎아 적기 지원, 연체율 2% 불과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우리나라 소상공인이 약 660만명, 관련 대출시장은 500조원에 달합니다. 최근 토스뱅크, 케이뱅크 등 인터넷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상품을 각각 출시하고 있으나, 기존 시중은행의 개인사업자대출 일평균 취급액은 10억원도 채 되지 않습니다.”

2년 이상 지속된 코로나19 여파로 영세 소상공인들의 자금난이 심화되고 있는 가운데, 온라인투자연계금융회사(P2P) '펀다'가 중·저신용 소상공인들을 타깃으로 대출시장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박성준 펀다 대표이사는 본지와의 만남에서 "소상공인 대출시장이 무한한 잠재력을 갖추고 있음에도 기존 제도권 금융기관들의 외면으로 인해 그동안 주목받지 못했다"며 "금융 소외계층인 중저신용 소상공인 대출분야를 '혁신금융 서비스'로 육성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 박성준 펀다 대표이사는 "코로나19 확산, 경기침체 영향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더불어 잘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전했다./사진=펀다 제공


펀다는 국내 유일의 소상공인 전문 온라인투자연계금융회사다.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차주를 직접 연결해 차주에게 낮은 금리로 필요자금을 적시 지원하고, 투자자에게는 예·적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공하는 사업구조를 갖추고 있다. 개인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시중은행 등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지 못하는 중·저신용 소상공인들이 주요 고객이다. 

특히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소상공인들의 절반 가량이 폐업위기에 직면해있지만, 나머지 업체들은 배달매출 등에 힘입어 예년 매출을 유지하거나 오히려 성장하고 있다. 매출흐름을 유지하는 이들에게 필요자금을 신속히 지원하면 충분히 위기 극복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기존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개인 신용등급 위주로 상환능력을 평가하고, 재무건전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다 보니 매출흐름이 양호한 중·저신용 소상공인들이 신용대출 혜택을 누리지 못한 측면이 있습니다. 소상공인들의 상당수가 중·저신용자로, 인건비·임대료·자재비 등 상시 운영자금이 필요하기 마련입니다. 코로나19 발생 이전보다 매출이 회복된 곳도 꽤 있는데, 잦은 대출로 인해 신용점수가 깎이고 취약차주로 분류되는 게 문제입니다. 오랜 기간 영업제한 여파로 영세 소상공인들의 자금고갈이 심화되고 있는 만큼 신용대출 니즈가 최고조에 달해 있습니다. 지금이 자금지원의 최적기입니다."

박 대표의 자신감은 펀다가 보유하고 있는 독보적인 형태의 신용평가모형(CSS)에서 나온다. 서울대 공대 교수진과 공동으로 개발한 펀다 CSS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소상공인 매출데이터 분석 기술'을 기반으로 한다. △매출데이터 △재방문 고객비율 △부동산 공시지가 △매장반경 내 학교 △매장 인근 지하철 유무 등 720여개의 금융·비금융데이터를 수집·분석한다. 특히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해 미래매출 및 폐업률을 예측하고, 대출금 상환여력을 자동으로 평가한다. 여느 금융기관보다 차주의 상환능력을 정교하게 분석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펀다는 중·저신용 소상공인들을 대상으로 중금리 대출을 제공하고 있다. 회당 대출공급액은 100만~3000만원으로 소액이다. 대출상환은 '일상환' 방식을 채택했다. 소상공인의 특성상 일시에 목돈을 상환하는 게 힘든 만큼, 매일 매출이 발생할 때마다 일정금액을 상환하는 구조다. 가령 일 매출이 50만원이라면 그 중 일정 금액을 갚게 하는 것. 기존 은행권의 '월상환' 또는 '만기 일시상환'의 압박을 덜게 해줬다는 설명이다. 중금리에도 불구하고 일상환 방식과 소액대출이라는 점에서 차주들의 자금 상환은 순조롭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 설립 후 펀다가 제공한 중금리 신용대출의 연체율은 약 2%대에 불과하다. 

이에 힘입어 펀다는 지난 7년간 중·저신용 소상공인들에게 누적 3500억원의 자금을 공급했다. 더불어 펀다는 포용금융 실천을 위해 921명의 투자자와 합심해 취약차주 578개사에게 지난해 1월 8억 8530만원의 원금상환을 유예해줬다.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은 평균 136만원, 최대 605만원까지 대출금 상환을 유예할 수 있었다. 

   
▲ 펀다는 온라인플랫폼을 통해 투자자와 차주를 직접 연결해 차주에게 낮은 금리로 필요자금을 적시 지원하고, 투자자에게는 예·적금 대비 상대적으로 높은 기대수익률을 제공하고 있다. 사진은 펀다 사무실 내부./사진=펀다 제공


박 대표에 따르면 해외에서는 이미 펀다의 사업모델과 유사한 형태의 중소사업자 신용대출 서비스 모델 '머천트 캐시 어드밴스'(MCA, Merchant Cash Advance)가 성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미권에서는 소상공인 전문 플랫폼 회사인 '온덱 캐피탈'과 '캐비지'가 각각 한화 약 15조원, 7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소상공인들에게 공급했다. 아시아에서는 기업가치 6000억원으로 추산되는 싱가포르 소재 '펀딩 소사이어티'가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으로 대출취급 규모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펀다를 시작으로 국내에서도 금융권이 소상공인 대출시장에 눈떠야 한다는 게 그의 지적이다. 펀다는 AI·머신러닝 기술을 기반으로 개인사업자 대출시장으로의 진출을 희망하는 금융기관들과 펀다 CSS 및 일상환 솔루션 제공 관련 협의를 진행 중이다. 

박 대표는 "매출과 지출의 시기적 불균형으로 인해 상시 운영자금이 필요한 소상공인들에게 즉각적인 금융자금 지원체계를 마련하고 금융이력이 부족한 '씬파일러'들에게 포용금융을 실천하고자 한다"며 "코로나19 확산, 경기침체 영향으로 극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의 자생력을 강화하고 더불어 잘사는 따뜻한 사회를 만드는데 일조하겠다"고 전했다.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