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4번 추가 금리 인상해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 불가피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미국의 '인플레이션 서프라이즈'로 기준금리 인상이 더 가팔라질 경우, 한국과 미국 간 기준금리 '역전'이 발생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도 1300원 대에 '육박'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발표된 미국의 5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8.6% 급등했다.

미국 내 인플레 압박이 지속되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긴축 강도를 더 강화하거나, 더 길게 이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기준금리) 선물시장 참가자들은 연준이 올해 남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각각 6월 0.50%포인트, 7월 0.75%포인트, 9월 0.50%포인트, 11월 0.50%포인트, 12월 0.25%포인트 각각 금리를 올려, 연말에는 기준금리가 연 3.50%까지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이런 연준의 긴축 강화는, 한국과 미국의 기준금리 역전 우려를 자극하는 요인이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은행이 연말까지 4번의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고 하더라도, 한-미 기준금리 역전은 불가피해 보인다"면서 "연준이 실제 페드워치 전망만큼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한다면, 금리 역전 폭은 상당히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런 우려는 또, 원/달러 환율 급등을 초래한다.

환율은 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 거래일 종가보다 15.1원 급등, 달러 당 1284.0원에 마감됐다.

14일에도 장중 1292.5원을 기록하는 등, 1290원 대를 돌파했다.

단기적으로 환율은 1300원 선에 육박할 수도 있다고, 전문가들은 전망하고 있다.

문홍철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연준 FOMC를 앞두고, 환율은 단기적으로 상방 압력이 있다"면서 "다만, 달러 당 1300원 선을 넘지는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 연구원은 "물가 지표 발표 후 '자이언트 스텝' 우려까지 나오는 국면이기 때문에, 환율이 계속 상승 압력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FOMC 이후에도 불안감은 계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환율 하향 안정세가 전망된다.

미국의 인플레가 정점을 지났을 가능성, 또 급격한 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둔화 우려 때문이다.

문 연구원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 강세 흐름도 일부 제한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으론 미국의 성장 모멘텀이 꺾이면서, 환율도 하방 압력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 연구원은 "물가 정점론이 부각되고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에, 금주 발표 예정인 주요국 경제 지표가 인플레 장기화를 반영, 둔화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통상 달러화는 안전 자산이지만, 미국 경기 둔화가 확인될 경우 가치가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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