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신한·현대카드 등 단종 이어져
“신용판매 부문 적자, 카드대출로 상쇄”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가맹점수수료 인하에 따른 불똥이 소비자에게 튀는 모양새다. 카드사들은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혜택이 많은 이른바 ‘혜자카드’의 발급을 잇달아 중단하고 있다. 비용절감 필요성이 커지면서 카드 발급에 부담을 느낀다는 것이다.

   
▲ 사진=연합뉴스


1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KB국민카드는 오는 20일부터 법인용 ‘KB로블(ROVL)카드’를 단종한다. 개인사업자를 비롯한 모든 법인카드의 신규·갱신 발급이 불가하다. 개인카드의 경우 2018년부터 신규발급이 중단됐다.

‘KB로블카드’는 연회비가 30만원으로 비싸지만 국내외 항공권 하나를 결제하면 동반 1인에 대해 왕복항공권을 제공해주는 혜택으로 ‘혜자카드’로 불렸다.

국내선 항공권 결제 시 동반 1인 항공권 1장을 무료로 제공하는 ‘KB국민 BC플래티늄 카드’도 이달 단종된다. 또 KB국민카드는 지난달 ‘KB국민 가온워킹업카드’의 신규·갱신 발급을 중단했다.

신한카드도 지난 2월 스타벅스 앱 ‘사이렌오더’를 통해 주문 시 2000원씩 월 10회 할인해주는 ‘신한 O2O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다.

또 지난해 말 ‘더모아 카드’를 단종시킨데 이어 이달부터는 포인트 적립 가맹점을 축소하기로 했다. 해당 카드는 전월 이용실적 30만원을 충족하면 월 적립 한도와 횟수 제한 없이 5000원 이상 결제 시 건당 1000원 미만 자투리 금액을 포인트로 적립해줘 인기를 모았다.

현대카드는 지난달 ‘디지털 러버(DIGITAL LOVER) 카드’를 단종했다. 이 카드는 유튜브, 넷플릭스, 멜론 등 디지털 스트리밍 서비스 중 하나를 선택하면 1만원을 할인해주고 카카오페이, 네이버페이 등 온라인 간편결제 서비스 이용 시 5%를 청구할인 해주는 상품이다.

‘카멜레온 카드’ 발급도 지난달 26일부로 중단했다. 이 카드는 자체 결제 능력은 없어도 고객이 다양한 카드를 한 카드로 이용할 수 있도록 편의를 제공해 왔다.

롯데카드의 경우 하이패스 카드 중 유일하게 연회비가 면제됐던 ‘롯데 하이패스 카드’를 지난 3월 단종했다.

카드사들은 지속된 가맹점수수료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수익성 악화가 예상되면서 이 같은 조치를 취하게 됐다는 입장이다. 특히 올해부터 영세·중소가맹점의 우대수수료율이 0.5~1.5%로 낮아지면서 수수료 감소분 4700억원이 카드사의 이익 감소로 이어지게 됐다.

또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올해부터 카드론이 차주 단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에 포함되면서 카드사들의 핵심 수익원이었던 카드론도 위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신용판매 부문에서 적자를 보면서 이를 카드론 등 대출로 상쇄하는 상황인데 가계대출 규제 강화로 이마저도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향후 수익 내기 어려운 상품은 단종 될 수밖에 없다”며 “특히 통신·주유·항공 마일리지 카드 등 비용이 많이 드는 카드가 주로 단종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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