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석상 모습 비춘 이재명 당권 도전 의사 부인 안 해
전해철·홍영표 등 전당대회 불출마 압박에 "고민 중"
사법리스크 극복 여부…당 대표 적합성 판가름 전망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당대회를 앞두고 잠행에서 깨어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특히 당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며, 지지층 결집을 유도하고 있어 출마를 강행할 것이란 관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재명 의원은 지난 20대 대선과 6·1지방선거에서 각각 후보와 총괄선대위원장으로 선거를 진두지휘했다. 하지만 이 의원이 전면에 나선 두 선거는 모두 패배를 기록해 ‘이재명 책임론’을 야기했다. 

이에 민주당은 친문과 친명이 차기 당권 장악을 위해 격돌하며 내홍에 빠졌고, 이 의원은 책임론을 피해 잠행에 돌입하게 됐다.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3월 8일 서울 중구 태평로 청계광장에서 ‘국민의 꿈이 이재명의 꿈입니다’ 이라는 집중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자료사진)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계파싸움이 한창이던 지난 18일 이 의원은 계양산에서 ‘이재명과 위로걸음’ 행사를 통해 잠행에서 깨어났다. 지지자들을 만난 이 의원은 “당의 주인은 당원, 나라의 주인은 국민”이라며 “너무 당연한 원칙들이 관철되지 않는 것은 정말 문제다. 정당에 당원들의 의사가 제대로 관철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언급하며 전대를 두고 친명이 주장해온 룰 변경에 힘을 실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이 의원이 “지지층 결집과 당권 도전의 포석을 마련하기 시작했다”라는 평가가 나오게 됐다.

이어 이 의원이 23일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하자 본격적으로 당권 도전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공개석상에 나타난 이 의원이 당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  “(출마를) 고민중”이라고 답하며 도전 의사가 있음을 시사했기 때문이다.

또한 워크숍 이후 페이스북을 통해 “3고(고물가·고환율·고금리)때문에 먹고사는 민생이 심각한 타격을 받고 있다”라며 민생 챙기기로 지지층 결집에 나서 당권 도전을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게 됐다.

하지만 이 의원의 도전이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전해철 의원이 불출마를 선언한 것에 이어 설훈·홍문표 의원 등이 이 의원 면전에서 불출마를 종용하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어 대장동·백현동 개발과 관련된 사법리스크도 이 의원 출마의 적절성 시비 대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4일 뉴스토마토가 미디어토마토에 의뢰해 ‘이재명 의원에 대한 검찰과 경찰의 수사’에 대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정당한 수사’라는 의견이 52.7%로 과반을 넘기며 정치보복 수사(43.8%) 의견을 앞질렀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우상호 비대위원장을 중심으로 내홍 잠재우기에 치중하고 있다. 특히 내로남불 정당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쇄신을 거듭 주문하는 상황이다. 이러한 가운데 사법리스크로 자생당사 비판을 받는 이 의원이 당 대표 출마를 강행할 경우 당의 쇄신은 물거품이 되고 재차 내홍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이 의원의 사법리스크 극복 여부가 당권 도전의 향방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당 여론조사는 지난 21일부터 22일까지 이틀 간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남녀 1069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여론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결과는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 가능하다.
[미디어펜=최인혁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