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도 역대 최대…에너지 가격 급등에 수입액 급증
[미디어펜=윤광원 기자] 한국의 올해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가 100억 달러를 돌파,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 수출입 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상반기 수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5.6% 증가한 3503억 달러, 수입은 26.2% 늘어난 3606억 달러였다.

이에 따라 무역수지는 103억 달러(약 13조원) 적자를 기록,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 규모였다. 

기존의 상반기 무역수지 적자 기록은 지난 1997년의 91억 6000만 달러였다.

상·하반기를 통틀어 반기 기준으로는 1996년 하반기의 125억 5000만 달러 적자가 최대 규모다.

   
▲ 수출 컨테이너 항만/사진=부산항만공사 제공


수출액은 올해 들어 모든 월이 해당 월의 역대 1위였고, 특히 3월과 5월은 각각 월간 기준 1위, 2위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수출액은 지난해 하반기(3412억달러) 기록을 뛰어넘으며 반기 기준 최고 실적을 경신했고, 일 평균 수출액은 26억 2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치였다.

주요 15대 품목 중 선박을 제외한 14대 품목이 증가한 가운데 반도체, 철강, 석유제품, 바이오, 이차전지 등은 역대 상반기 1위의 실적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주요 8대 지역이 증가했으며, 이 중 4대 주요 시장인 중국,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미국, 유럽연합(EU) 등과 인도는 역대 상반기 1위를 기록했다.

그러나 에너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수입액은 수출보다 더 많은 3606억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원유, 가스, 석탄 등 에너지 수입액은 지난해 상반기 대비 400억 달러(87.5%) 넘게 급증한 879억 달러로 집계돼, 무역 적자의 핵심 요인으로 작용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철강·비철금속 등의 수입액이 늘어난 상황에서, 최근 농산품도 적자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

한편 6월 무역수지는 24억 7000만 달러 적자로, 4월부터 석 달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무역수지가 석달 연속 적자를 기록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인 지난 2008년(6~9월) 이후 14년 만이다.

수출은 5.4% 증가한 577억 3000만 달러, 수입은 19.4% 늘어난 602억 달러였다.

그러나 수출 증가율은 16개월 만에 한 자릿수였다.

반도체·석유제품·철강 등은 6월 기준 역대 1위를 달성했고 화물연대 파업 등으로 생산·출하에 차질을 겪은 자동차·일반기계는 2.7%, 11.7% 각각 줄었다.

지역별로는 아세안·미국·인도에 대한 수출이 역대 6월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럼에도 불구, 에너지·원자재 가격 고공 행진으로 수입이 수출보다 더 크게 늘었다.

에너지 수입은 137억 3000만달러로 지난해 동기보다 63.7% 급증했다.

아울러 지난해 6월 이후 13개월 연속으로 수입 증가율이 수출 증가율을 상회하고 있다.

산업부는 "최근의 무역 적자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일본·이탈리아·프랑스 등의 국가에서도 지속해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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