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역당국, 3세대 백신 진네오스 도입 협의 중
전파력 낮다는 이유로 일반인 접종 제외할 듯
[미디어펜=김견희 기자]원숭이두창 바이러스가 세계 각국에서 어린이, 임산부, 면역저하자 등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전파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대응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 지난달 27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한 의료진이 동결건조된 2세대 두창 백신에 첨부용제를 넣어 섞은 뒤 살펴보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일 질병관리청 따르면 국내에서는 지난달 첫 확진자가 나온 이후 원숭이두창 진료를 담당할 의료진에게만 2세대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국내 원숭이두창 확진자의 접촉자는 중위험군 8명, 저위험군 41명 등 모두 49명이었는데, 이 중 백신 접종에 동의한 사람은 없었다.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특성상 일반인에 대한 접종까지 고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원숭이두창은 신체 접촉에 의해 감염이 일어나거나 전파력이 낮다는 게 그 이유다. 또 현재 보유하고 있는 2세대 백신의 경우 부작용이 커 임산부, 수유부, 면역 저하자, 아토피 피부염 환자 등에는 사용할 수 없다. 또 주사 바늘이 두갈래로 갈라진 분지침을 사용해 접종 방식이 까다롭기도 하다. 

당국은 이를 개선한 바바리아 노르딕의 3세대 백신 '진네오스' 도입을 추진 중이지만, 아직 구체적인 도입 일정과 물량은 확정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때처럼 백신 확보 경쟁에 뒤쳐져 국내 도입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밖에도 당국은 검역 조치 강화를 위해 원숭이두창  동네 병·의원에서 내원 환자가 '원숭이두창 환자 발생이 빈번한 국가'를 다녀왔는지, 직접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도록 여행력 정보를 이날부터 6개월 간 제공하기로 했다.

해외 여행력 정보는 의료기관이 쓰는 의약품 안전 사용서비스(DUR) 시스템과 연계된 ITS(해외 여행력 정보 제공 시스템) 프로그램을 통해 제공된다. 진료 시 의료기관에서 환자의 해외 여행력을 확인할 수 있도록 해 주의를 기울이게 하고 의심 사례 발견을 돕고 신고를 유도할 수 있다. 

반면 미국은 진네오스를 연내 160만 회를 도입해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에선 진네오스, 유럽에선 임바넥스로 불리는 이 백신은 기존 2세대 백신에서 안정성이 강화된 3세대 백신이다. 기존에 두창 백신으로 개발됐으나 원숭이두창 예방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의약품청(EMA)도 임바넥스를 원숭이두창 예방용으로 확대하기 위해 검토 중이다. 현재 EMA는 백신 개발사 바바리안 노르딕의 정식 허가 신청을 기다리고 있다. 

미국과 유럽이 백신 접종 준비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이유는 고위험군에 대한 접종을 통해 확산을 억제하는 포위접종 전략이 유효하다는 판단에서다. 원숭이두창의 경우 바이러스에 노출된 이후 4일 이내에만 접종하면 감염과 중증화 위험을 줄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국제 통계 사이트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원숭이두창 확진자는 지난달 29일 기준으로 5135명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영국에서 첫 확진자가 보고된 이후 약 50개국으로 확산됐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이 어린이·임산부 등 고위험군으로 확산할 수 있다고 경고하며 긴급회의를 조만간 다시 열겠다는 입장이다. WHO에 따르면 영국에서 2건의 어린이 감염 사례가 발생했고, 스페인과 프랑스에서도 어린이 감염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재소집되는 긴급회에서는 국제적 공중보건 비상사태(PHEIC)로 여부를 재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의 경우 세 번째 긴급회의에서 비상사태 선포가 결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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