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가 등 흡연금지 구역서 무단흡연
인근 자영업자들은 손님 줄어 발만 동동
[미디어펜=문수호 기자]최근 쿠팡 본사를 점거하고 노숙 농성을 벌이고 있는 민주노총 노조원들에 대한 인근 주민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쿠팡물류센터 노조원들은 지난달 23일부터 혹서기 근로 대책 마련을 촉구하며, 쿠팡 본사에서 1주일째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다. 

노조원들이 1주일이 넘도록 점거 농성을 벌이면서 건물 주변 흡연은 물론, 인근 자영업자들에게 피해를 주면서 쿠팡 브랜드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코로나로 2년 간 제대로된 영업을 하지 못했던 자영업자들이 피해를 입고 있어 자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 민주노총 용달차에 불법주차 딱지가 붙어 있다./사진=독자 제공


◇인근 자영업, “농성 후 피크타임 손님 20% 감소”...탄원서 제출

민주노총 소속 쿠팡 노조는 매일 오전과 정오, 저녁 등 3차례 스피커에 노동요를 틀고 본사 건물 앞 인도에 용달차를 세우며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인근 한 아파트 주민은 “아이랑 잠실대교 인근 한강공원이나 식당가, 병원을 방문하기 위해 자주 오가는 곳인데 담배 연기와 소음 때문에 다니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우려는 장기간 농성에 따른 고객 감소로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이다. 그동안 코로나로 인해 오랜 기간 장사다운 장사를 하지 못했는데, 최근에는 대면활동이 활발해졌음에도 불구하고 노조원들이 피해를 주고 있어 시름을 앓고 있다.

쿠팡 본사 주변 한 자영업자는 “노조의 1층 로비 점거 시위가 시작되면서 지하 식당가를 방문하는 고객이 20% 줄었다. 하루 빨리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또 한 이탈리아 식당 점장은 “시위가 장기화돼 매출이 크게 하락할까봐 두렵다”고 말했다. 인근 커피숍의 한 직원도 “노조 시위가 시작된 뒤로 점심 등 피크 타임 손님들이 이전보다 10~20% 줄어든 것 같다”고 했다.

이 같은 상황에 본사 건물관리 위탁업체인 씨비알이코리아 등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 10여명을 업무방해, 공동건조물 침입, 공동퇴거불응 등 혐의로 고소한 상황이다. 쿠팡 본사 건물은 노조의 진입을 차단하고자 정문과 후문 출입을 강화한 상태다. 

본사에 입점한 식당과 병원, 약국 등 업주들은 “노조원들이 로비를 점검해 통행을 방해하고 심각한 소음 유발을 통해 영업에 심각한 침해를 받고 있다”며 노조원의 조속한 철거를 요구하는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노조 측은 1일 입장문을 통해 연좌 농성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찰은 이달 초 피고소인 중 한 명인 김한민 전국물류센터지부장을 조사할 예정이다.

   
▲ 흡연금지 구역에서 흡연하고 있는 민주노총 노조원. /사진=독자 제공


◇건물 주변 흡연 금지 구역 불구 무단흡연...“이건 아니잖아”

1일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쿠팡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인 노조원들의 무단흡연에 대한 성토의 글이 올라왔다. 한 직원은 “회사 로비에서 마스크를 벗고 무단 취식을 하거나 출입구 근처 흡연금지 구역에서 담배를 태우고 있는데 이는 1980년대에나 볼 법한 일”라고 적었다. 

이에 “본사 노조 점거에 대해 국민신문고와 경찰청 등에 민원을 넣자”는 직원 글도 올라왔다.

잠실 일대는 ‘담배 청정 구역’으로 불린다. 송파구청은 지난 2018년부터 쿠팡 본사를 포함해 잠실대교 남단사거리를 금연구역으로 지정한 바 있다.

하지만 민주노총 노조원들은 점거 농성을 이어가면서 수시로 흡연금지 구역에서 담배를 태운다는 게 인근 관계자들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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