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김준희 기자]DL이앤씨가 소형모듈원전(SMR) 사업에 진출한다.

DL이앤씨는 캐나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와 소형모듈원전 개발 및 설계·기자재 조달·시공(EPC) 사업과 관련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0일 밝혔다.

지난해 설립된 테레스트리얼 에너지는 차세대 SMR인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IMSR)를 주력 모델로 개발하고 있다. 용융염 원자로 핵연료가 냉각재에 녹아있는 형태의 용융염(고체 상태의 염에 열을 가해 액체가 된 형태)을 원료로 활용하는 방식이다. 액체연료 원자로로도 불린다.

테레스트리얼 에너지는 4세대 원자로 개발사 중 인허가 단계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으며 정부 지원과 민간자금 조달을 받는 등 사업 추진을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게 DL이앤씨 측 설명이다. 최초 상업용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를 개발해 오는 2031년 상업운전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DL이앤씨에 따르면 용융염 원자로는 액체 상태 용융염이 대기에 노출되면 즉시 굳도록 설계돼 안전성이 우수하다. 물을 냉각재로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기존 원자로에 비해 구조가 단순하다.

또 300도 이상 고온에서도 냉각재인 물이 끓지 않도록 150기압 이상 고압상태를 유지해주는 가압기도 설치되지 않는다. 대기압에서 운전하므로 두꺼운 압력용기나 거대한 격납용기 같은 압력 유지 설비도 필요없다.

특히 테레스트리얼 에너지가 개발 중인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는 핵연료와 감속재, 열교환기를 철제 용기에 집적해 완전 밀봉돼 제작된다. 이 원자로가 설치되면 산업시설에 직접 열원을 공급하고 390MW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회사 측은 소개했다.

DL이앤씨는 소형모듈원전을 미래 신성장 사업 중 하나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석유화학 플랜트 개발사업과 연계해 산업용 전력과 열원을 공급할 수 있는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 개발을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DL이앤씨는 향후 소형모듈원전 사업을 그린수소 및 암모니아 생산까지 연계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새로운 에너지 기술 개발을 모색할 예정이다. 일체형 용융염 원자로 전력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고온의 증기를 그린수소와 암모니아 생산에 활용할 수 있다.

유재호 DL이앤씨 플랜트사업본부장은 “테레스트리얼 에너지와 파트너십을 통해 북미를 포함한 글로벌 소형모듈원전 시장 진출을 기대하고 있다”며 “나아가 수소, 암모니아 밸류체인과 연계해 탈탄소 에너지원 개발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