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페북에 "사퇴한다더니 표결? 절대반지 향한 탐욕 계속"
이준석 측 김용태 "최고위원들 '위장사퇴쇼'에 환멸 느껴져"
허은아 "비대위, 절차적 정당성 잃어...당도 대통령도 문제"
[미디어펜=이희연 기자]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2일 당 최고위원회(최고위)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전환 안건을 의결한데 대해 "절대 반지를 향한 그들의 탐욕은 계속된다"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 측근으로 분류되는 허은아 의원과 김용태 청년 최고위원도 "위장사퇴쇼", "당도 대통령도 문제"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 당 지도부가 최고위 의결 결과를 발표 직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는 오늘 최고위원직에서 사퇴합니다'라고 7월 29일 육성으로 말한 분이 표결 정족수가 부족하다고 8월 2일에 표결하는군요"라고 직격했다. 이는 최고위원직 사퇴를 선언했던 배현진·윤영석 의원이 이날 최고위 의결에 참여한 것을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이 대표는 "물론 반지의 제왕에도 언데드('되살아난 시체')가 나온다"라며 배 의원을 겨냥했다. 배 의원은 지난달 29일 최고위원직 사퇴했다. 그러나 아직 사표가 수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날 비대위 체제 전환을 위한 최고위에 참석해 표결에 참여했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7월 7일 당 중앙윤리위원회에 출석 후 국회를 떠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와 관련해 그동안 비대위 구성에 반대 목소리를 냈던 김용태 청년최고위원과 허은아 의원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김 최고위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 법안 강행처리 당시 민형배 의원의 '위장탈당'을 강력하게 비난했었는데, 이제 우리 당 최고위원들의 '위장사퇴쇼'를 목도하게 되니 환멸이 느껴질 따름"이라고 비판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를 향해서는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어 놓고 뻔뻔하게 원내대표직은 유지해 지도부의 한 자리를 붙잡고 있겠다는 것은 욕심"이라며 "당장 원내대표직까지 내려놓아야 한다. 그 욕심이 국가와 국민을 위태롭게 하고 있다"라고 직격했다. 

   
▲ 국민의힘 배현진·윤영석 최고위원이 8월 2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회를 마치고 원내대표실을 나서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당 수석대변인인 허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끄럽다. 우리는 옳은 길로 가야 한다"며 "원팀이 중요하지만, 이대로라면 당도 대통령도 나라도 문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허 의원은 "침묵이 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무엇이 급한지 우리는 절차적 정당성을 잃어가고 있다. 지금의 논의 방향이 혼란의 종식이 아니라 혼란을 더 조장하는 분열로 가는 길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이런 가운데 국민의힘은 이날 오전 비공개 최고위원회를 열고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의 전환을 위한 상임전국위 및 전국위 소집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이르면 오는 5일 상임전국위와 전국위가 개최돼, 비대위 출범 여부를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미디어펜=이희연 기자] ▶다른기사보기